"최룡해 협동농장 행은 빨치산 권력엘리트 구조조정"

입력 2015-12-03 10:58

북한 '빨치산' 2세대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지방의 한 협동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은 빨치산출신 권력 엘리트에 대한 구조조정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홍민·박영자 통일교육원 부연구위원은 3일 연구원 청사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대내적 정책 평가와 전망'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북한은 김정은 집권 후 각 분야의 권력 엘리트 구조조정과 핵심엘리트 길들이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 학자는 "특히 최근 북한정치는 자신의 욕구에 걸맞은 정책결정체계를 구축하려는 김정은의 개인심리적 성향이 많이 반영돼 있다"면서 "이런 성향의 김정은에게 인정받아 권력과 이권을 쟁취하려는 세력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70년 이상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진 적통(嫡統)과 지배연합을 이루며 북한체제를 지탱했던 항일 빨치산세력과 북한 건국 이래 성장한 국가유공자 세력 간에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영호 숙청과 장성택 처형, 인민무력부장 출신인 현영철 숙청은 이런 과정에서 드러난 사건이며, 지난 11월 중앙정치 무대에서 사라진 최룡해도 이러한 권력정치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면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의 부실공사 탓에 최룡해가 '해임'됐다고 보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 근거로 청년과 군인을 주 노동력으로 한 발전소 공사의 책임자가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위원장인 전용남인데다, 지난 10여년을 걸려도 완공하지 못했던 공사를 김정은 지시로 단 6개월 만에 완공시켜 부실이 이미 예고돼 있었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최룡해는 항일 빨치산 혁명 2세대의 대표주자로, 아버지 최현(1982년 사망)은 김일성 주석과 함께 빨치산 활동을 하고, 김정일 후계체제를 적극 지지한 원로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