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장 “국회의원은 거수기가 되고 상임위는 겉돈다”

입력 2015-12-03 08:39

정의화 국회의장은 3일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 시한을 넘겨 처리된 것과 관련해 "우리 모두 자성하고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통과된 직후 "이것이 현재 우리 의회 민주주의의 현실이고 자화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법률에 명시된 대로 예산을 통과하는 전통이 뿌리내리기 바란다"면서 "특히 신성한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예산을 법안 통과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국회는 상임위 중심으로 법안이 논의돼야 하지만, 최근 이런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지금 국회는 의원과 상임위는 보이지 않고 여야 정당 지도부만 보이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회의원은 거수기가 되고 상임위는 겉도는 부분이 많다"면서 "대신 지도부에 의한 주고받기 식 거래 정치는 일상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본회의 차수 변경까지 하면서 예산안을 처리한 점을 언급하면서 "이 시간이 무거운 마음으로 기본으로 돌아가는 국회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