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제가 의도적으로 남한이라는 말을 안 쓰고 한국 대통령이라는 말만 쓴다"며 우리의 평화통일 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만 대통령은 이날 프라하성에서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 전승절 행사 때 박 대통령을 잠깐 뵌 적이 있는데 이번에 박 대통령을 모실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만 대통령은 "멀지않은 미래에 한반도 평화통일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이번 자리를 빌려 평화통일 과정을 지지한다는 것을 재확인한다"며 "한반도 통일에 대한 평화적인 꿈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체코의 건설적 역할"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체코가 북한에 대사관을 유지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한국측의 그러한 부탁(건설적 역할)을 받아들인 것이고, 이는 아주 구체적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제만 대통령과)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그간 체코가 북한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비판적 관여(critical engagement) 정책을 견지하며,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확고하게 지지해주고 있는데 대해 다시 한번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북핵 불용이라는 단호하고 일관된 원칙 하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함께 힘써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코가 성공적인 체제 전환국으로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평화통일 구상을 적극 지지하고 북한과의 외교채널을 통해 건설적 역할을 해나가기로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 한반도 문제, 더 나아가 한반도 통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체코가 가진 풍부하고 소중한 경험들이 많은 기여를 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 아시아와 유럽의 공동번영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EU,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원국으로서 다양한 다자협력 참여 경험을 보유한 체코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고 소개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체코 대통령 “朴대통령은 남한만이 아닌 한국의 대통령”
입력 2015-12-02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