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는 고교 때 어떤 책을 읽었을까

입력 2015-12-02 20:35
사진=국민일보DB

일본의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는 학창 시절 어떤 책을 읽었을까.

하루키의 고교 시절 도서 대출 기록을 일본 지방지가 공개한 것을 두고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AFP 통신이 전했다.

고베 지역 일간지 고베신문은 최근 하루키의 고교 시절 도서 대출 목록을 입수해 그가 프랑스 소설가 조제프 케셀의 3권 분량 전집에 푹 빠져 살았다고 보도했다. 케셀의 전집 가운데는 낮에는 성매매 여성, 밤에는 주부로 지내는 여성을 그린 소설 ‘벨 드 주르’(Belle de Jour)도 있는데 하루키가 이를 읽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하루키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실명도 그대로 적시해 대출기록카드를 폭로했다.

이에 일본도서관협회는 “당사자 동의 없는 대출 기록 공개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출판물에 의한 개인의 사생활 침해”라고 고베신문을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고베신문은 “66세인 하루키가 수십 년 전 읽은 책 목록은 대중의 관심사”라고 대응했다.

오노 히데아키 고베신문 부국장은 “하루키는 이미 그의 작업과 어떻게 자신의 문학을 발전시켰는지가 학문적 연구 대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가 영미권 문학에 깊은 지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출기록상 젊은 시절 그는 프랑스 문학도 탐구했다”며 “작가로서의 그의 삶은 정당한 관심거리”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보도에 앞서 하루키나 하루키 이전에 대출을 한 당시 학생들과 접촉을 시도하지 않은 잘못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대출 기록 카드는 도서관에서 책 폐기 분류 작업을 맡은 사람이 고베신문에 우연히 전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