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피부 관리의 필수품으로 꼽히면서 브랜드마다 쏟아내고 있는 페이스 오일, 과연 어떤 제품의 품질이 뛰어날까요. 이번 국민컨슈머리포트에선 각 유통별 베스트셀러 중 4개의 제품을 평가했습니다.
페이스 오일 평가는 애브뉴준오 고진영 원장, 국제대학교 뷰티디자인 계열 박선영 교수, AnG클리닉 안지현 원장,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의 저자 최윤정씨,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현정씨(브레인파이 대표·이상 가나다순)가 수고해주셨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선입관을 없애기 위해 제품의 적당량을 일회용 용기에 담아 지난달 26일 평가자들에게 보냈습니다. 평가는 발림성, 흡수력, 영양감, 보습력, 지속력, 메이크업과의 어울림 6개 항목에 대해 평가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습니다. 이어 전성분을 알려준 다음 이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가격을 밝힌 다음 최종평가를 실시했습니다. 모든 평가는 제일 좋은 제품에는 4점, 상대적으로 제일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됐습니다.
결과가 궁금하시죠? 이번 페이스 오일 제품 평가에서는 국내 무명 브랜드 제품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제이엔씨화장품의 ‘발효동백오일 100%’(㎖당 918원)이 최종평가에서 5점 만점(이하 동일)에 3.4점으로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발림성(2.8점)에서 1위를 한 이후 다른 항목 평가에선 2위권에 머물렀으나 성분평가(3.4점)에서 1위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다른 첨가물 없이 오로지 동백오일 100%라는 점이 평가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피현정 대표는 “천연 오일의 특성상 사용감이 묵직하지만 보습과 겨울철 심해지는 아토피나 가려움증 해소에 효과적인 동백오일 100%이므로 더 말할 필요도 없다”면서 최고점을 주었습니다. 향이 없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습니다. 방부제가 전혀 들어 있지 않아 빨리 사용해야 할 것이라는 걱정이 뒤따르기도 했습니다.
이번 평가 대상 중 최고가 제품이었던 프랑스 브랜드 달팡의 ‘8 플라워 넥타’(㎖당 1만5667원)는 이름값은 했으나 몸값은 해내지 못했습니다. 최종평점 2.4점으로 3위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평가했던 수입 고가 화장품들이 기본항목에서 하위권을 맴돌던 것과는 달리 달팡 제품은 발림성, 흡수력, 영양감, 보습력, 지속력에서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1차 종합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순수한 식물성 원료 사용’을 강조하는 브랜드답지 않게 화학·합성 성분들이 들어 있어 성분평가에서 2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안지현 원장은 “성분에 벤질 벤조네이트가 들어 있어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가격이 공개된 뒤에는 한 단계 더 내려갔습니다. 박선영 교수는 “기본적으로 성능은 뛰어나지만 다른 제품에 비해 몇 십 배 뛰어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최종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줬습니다. 최저가 제품의 78배나 되지만 품질은 그만큼 뛰어나지는 못하다는 얘기겠죠.
프랑스 브랜드 눅스의 ‘윌 프로디주스 멀티오일’(㎖당 640원)은 달팡 제품을 누르고 2위에 올랐습니다. 1차 종합평가와 성분평가에서 3위였으나 가격 공개 후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발판삼아 2위로 올라섰습니다. 최종평점은 2.6점. 눅스는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제품’을 강조하고 있으나 성분평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최윤정씨는 “발림성과 향, 기능 모두 나쁘지 않은데 향료가 많이 포함되어 있고, 주성분이 식물성오일이 아니어서 아쉽다”고 평가했습니다.
평가대상 중 최저가 제품이었던 유한양행 ‘바이오 오일’은 메이크업과의 어울림(2.8점)에선 최고점을 기록했으나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최종평가에서도 1.6점 최저점을 받았네요. 고진영 원장은 “가벼운 느낌은 좋으나 지속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씨는 “스킨케어나 보디 케어 마지막 단계에 바르면 전 단계에 바른 제품이 증발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면서 가격대가 저렴하므로 보디 케어용으로 쓸 것을 추천했습니다.
제형이 오일보다는 세럼에 가깝다는 평가자들의 지적에 따라 평가 대상에선 제외했지만 헤라의 ‘오일 세럼 매직 포뮬러’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피 대표는 “요즘 유행하는 가볍고 흡수성이 좋은 오일인 것 같다”고 평했습니다. 최씨는 “건성피부인 사람들이 세럼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추천했습니다.
적정한 가격대의 좋은 품질을 고르는 안목을 키우는 게 소비자들에게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장품을 고를 때는 성분을 꼼꼼히 점검해보시길 바랍니다. 피부가 예민한 분은 더욱 유심히 살펴야겠지요.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겨울 피부관리의 필수품 페이스 오일, 이게 최고다
입력 2015-12-02 17:08 수정 2015-12-02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