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이나 차에 치인 여자, 뺑소니범들 모두 잡고보니…

입력 2015-12-02 17:25
사진=pixabay

지난 25일 새벽 서울 은평구의 한 도로에서 50대 여성이 세 번이나 차에 치였다. 앞서 두 번은 모두 뺑소니였다. 이 여성은 세 번째에서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은 행인을 치고도 그대로 달아난 두 운전자를 붙잡았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길을 건너던 송모(55?여)씨를 차로 치고 달아난 혐의(특가법상 도주차량)로 정모(37)씨를 구속하고 현역 군 장교인 남모(26)씨를 군 수사기관에 넘겼다고 2일 밝혔다.

송씨를 처음 치고 달아난 정씨는 ‘불량 운전자’였다. 그는 무면허운전, 음주운전으로 수차례 처벌을 받아왔다. 사고를 내고 두 번이나 도주하기도 했다. 정씨는 2013년 9월 음주운전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이었다. 지난 7월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단속에 적발돼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정씨는 경잘 조사에서 “가중처벌이 두려워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넘어져있던 송씨를 이어서 치고 달아난 남씨는 휴가를 나와 고향인 대전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남씨는 “사람을 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순간적으로 당황해 도주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남씨를 군 수사기관에 인계했다.

송씨는 차량 두 대에 잇달아 치인 뒤 세 번째 차량인 도모(68)씨의 승합차에 치이고 나서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도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나머지 두 대의 뺑소니 차량을 추적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최초 가해자가 도주하지 않고 바로 구호조치를 했다면 피해자의 생명을 구했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