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살찐 주말 병정’인가요?…무릎관절 건강 ‘빨간불’

입력 2015-12-02 14:25
비만이나 무리한 운동 등으로 40~50대 젊은층의 무릎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5년간 무릎 연골이 망가져 더 이상의 손상을 예방하는 수술을 받은 45~54세 환자가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슬관절학회(회장 김명구·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2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연령별 무릎 관절 지표를 발표했다. 또 매년 12월 첫째주 수요일을 ‘슬(무릎)관절의 날’로 정하고 ‘무릎 관절 건강 수칙’도 함께 공개했다.

학회가 2009~2013년 무릎절골술 수술 환자를 분석한 결과, 45세 이상 54세 미만 환자 수는 약 3배 증가했고, 55세 이상 64세 미만 환자 수는 약 5배 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절골술은 대개 무릎 연골이 부분적으로 망가진 골관절염(퇴행성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주로 평소엔 운동을 하지 않다가 주말이나 연휴에 등산이나 마라톤 등 무리한 운동을 하다 관절 연골에 손상을 입은 이들이다. 비만한 젊은층이 이에 해당된다. 의료계에선 ‘살찐 주말 병정(Weekend Warrior)’이란 용어로 부르고 있다.

슬관절학회에 따르면 무릎은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하중과 충격을 견디는 관절로, 다른 관절에 비해 체중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가 30인 비만인은 정상 체중인보다 무릎 골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6.8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충분한 준비 없이 무리한 운동을 하면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게 돼 통증을 유발한다. 특히 등산을 하거나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 무릎에는 체중의 5배 이상 무게가 실리게 되는데, 이를 뒷받침할 근력이 없을 경우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대한슬관절학회 강승백(서울대 의대 보라매병원 교수) 학술위원장은 “무릎 관절 질환은 한번 발병하면 정상으로의 회복이 어려우므로 예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릎 골관절염은 진행 상황에 따라 무릎절골술, 인공관절부분치환술, 인공관절전치환술 등 순으로 치료받게 된다. 무릎절골술은 연골 마모가 덜 진행된 비교적 젊은 환자가 받는다. 인공관절반치환술은 무릎 관절이 일부만 손상됐을 때 손상된 부분만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무릎 관절 연골이 완전히 망가졌을 땐 무릎 관절 전체를 인공관절로 교체해야 한다. 대부분 65세 이상 노인들이 많이 받는다.

슬관절학회가 2009~2013년 국내 무릎관절염 수술 빈도를 선진국과 비교한 결과, 무릎 절골술은 210% 증가, 무릎 인공관절부분치환술은 1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무릎인공관절전치환술은 18%만 증가하는데 그쳤다. 호주 캐나다 핀란드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경우 무릎 절골술 및 인공관절부분치환술은 감소 추세이며 인공관절전치환술은 증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슬관절학회 장종범(서울대 의대 보라매병원 교수) 총무이사는 “한국인들이 내반변형(일명 오다리)이 많고, 국내 베이비붐 세대들이 점차 고령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비만이 가속화되는 40대 이후 여성에서 골관절염 빈도가 증가하는 점 또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