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9)의 예상보다 낮은 연봉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에 대한 논란을 촉발했다. 미국 방송 NBC 스포츠의 켄 로젠탈 기자는 박병호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계약 체결 소식을 전하면서 선수에게 불리한 포스팅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미네소타는 2일 홈페이지를 통해 “박병호와 4년간 총액 1200만 달러(약 138억6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박병호의 평균 연봉은 300만 달러(약 34억6500만원). 박병호가 미네소타로부터 보장을 받은 계약조건이다. 박병호가 5년째에서 옵션을 행사하면 총액은 500만 달러를 더한 1800만 달러로 늘어난다. 이런 계약조건은 당초 미국 언론들이 예상했던 평균 연봉 500만 달러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로젠탈 기자는 박병호와 미네소타의 계약 체결 소식을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전하고 곧바로 포스팅 시스템을 언급했다. 로젠탈 기자는 미국 전역으로 수신되는 NBC의 간판 체육언론인이자 MLB 네트워크 인사이더의 해설자다. 우리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로젠탈 기자는 트위터에 “미네소타와 박병호의 계약은 포스팅 시스템의 불공평을 강화한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잘해도 선수들에게 끼칠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며 “박병호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풀릴 때까지 2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그때는 서른한 살이다. 부적절하다. 아시아 프로야구단들은 선수를 FA 이전에 메이저리그로 보내고 싶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일본과 메이저리그 사이의 포스팅 시스템이 선수보다 구단에 유리하다는 로젠탈 기자의 지적이다. 한국과 일본 구단은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거액을 손에 넣을 수 있지만 정작 선수는 빅 리그 진출 자체에 의의를 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KBO의 포스팅 시스템은 선수에게 불리하다. FA 신분으로 풀리기 전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하는 선수는 소속팀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소속팀은 비공개 경쟁 입찰 방식의 포스팅을 KBO에 요청한다. KBO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 포스팅 내용을 전달하고, 해당 선수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들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 응찰액을 제출한다. 해당 선수의 소속팀은 최고 응찰액을 제출한 메이저리그 구단에 단독 협상권을 부여한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단독 협상권만 얻으면 30일 동안 경쟁자가 없어 포스팅 비용보다 낮은 금액으로 선수와 협상할 가능성이 높다. 미네소타의 경우 넥센 히어로즈에 포스팅 금액으로 1285만 달러를 제안했지만 정작 박병호에게 4년간 보장한 연봉 총액은 1200만 달러였다. 포스팅 비용보다 5만 달러나 낮은 수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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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2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