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짖는 게 기분 나쁘다면 조용해라는 적반하장 벽보를 본 누리꾼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적반하장 갑” “한국 정치·사회 축소판” “강아지 얘기 꺼내지 말고 조용해라고 해도 될 것을” 등의 댓글이 달렸는데요. 귀여운 강아지가 짖는 것보단 이런 벽보가 적반하장식 태도가 만연한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이유에서 씁쓸해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에는 2일 “적반하장 갑(甲)”이라는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이 사진에는 “부탁말씀 드린다”며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집인데 강아지가 짖게되면 다른 집에 피해가 생기니 복도에서 뛰거나 큰소리로 말하지 말아주세요”라는 권고가 담겨있습니다. 이어 “이웃끼리 감정 상하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놓은 것이니 이해해주시고 부탁드리겠다”는 부탁이 드러났습니다.
벽보의 내용은 일견 합리적으로 보일수도 있습니다. 강아지가 짖는 게 싫으면 조용해라는 부탁입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 벽보의 적반하장식 태도에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강아지가 짖어 시끄럽다면 그에 대한 사과가 우선 돼야한다는 반응인데요. 그런 사과는 없이 개가 짖는 책임을 이웃들에게 돌리려는 ‘유체이탈화법’이 이웃들의 심기를 건드린 겁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적반하장식 태도를 지탄하는 반응도 이어졌습니다. “왜 이렇게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으냐. 초등학교에서 슬기로운 생활 안 배웠나” “층간 소음을 낼 예정이오니 아랫집 분들은 얼굴 붉힐 일 없게 잠시 근처 공원이라도 나가 계시길 바란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