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2일 "누리과정 예산 확보협상은 결렬되고 포기됐다. 누리과정으로는 한 푼도 받는 게 없다"며 "대한민국의 3∼5세 무상교육을 포기해 부모들을 배신한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누리과정 항목으로 편성할 수 없고 다른 시설비 등 명목으로 '2천억원+α' 정도 이외에는 할 수 없다고 끝까지 버텼다"며 "이재정 경기교육감 등 교육감들이 '그런 조건으로는 받을 수 없다', '차라리 누리과정을 한푼도 받지 않고 이후 발생될 보육대란은 정부여당 책임이라는 것을 명백히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심야 협상 과정과 관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사과를 전제로 어젯밤 9시부터 법안협상이 재개됐지만, 협상장에 나타나 공식 사과하겠다던 김 대표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이것도 거짓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이) 가져온 합의제안 내용에는 한술 더떠 김 대표의 강력한 뜻이 담겨 갑자기 노동법 추가처리를 요구했다"며 "청와대가 노골적으로 새누리당 협상에 간섭, 청와대에 사정없이 휘둘리는 새누리당의 부끄러운 민낯을 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진행되고 있던 기재부의 예산안 실무처리 작업을 시킨 상태라 100명이 넘는 예산 관련 직원들이 윗선에 의해 예산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답답한 현실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타결한 여야 합의문에 명시된 일부 쟁점 법안들에 대한 '합의처리' 문구와 관련, "12월9일까지 합의안을 도출한 후 처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합의안이 만들어진다면 처리한다는 의미라는 걸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임위에서 치열한 싸움이 필요하다. 원내대표부는 합의안을 강제하지 않을 것이며 졸속으로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관 상임위에서 법안별로 합의안이 만들어지지 못한다면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처리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당내 일각에서 반발이 제기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합의문에 따라 우리 당은 새누리당과 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논의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며 "노동개악관련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과 같은 새누리당 어젠다를 왜 우리 당이 끌려가야 하느냐는 견해도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의제들을 피해갈 수도 없고 피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노동개혁법과 관련, "처리 시한을 이번 정기국회나 올해안 처리가 아니라 '임시국회'로 잡아 논의를 모으고 당론을 정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했다"며 "이 점을 혜량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이종걸 “청와대에 사정없이 휘둘리는 새누리당 부끄러운 민낯 봤다”
입력 2015-12-02 1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