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지난 1일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 집중 치료실에 입원해 있던 미숙아가 생후 일주일 만인 지난 10월19일 사카자키균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균은 주로 신생아에게 분유를 먹이는 과정에서 감염되는 장내 세균으로 장염으로 시작해 패혈증과 뇌수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생후 6개월 미만 아기들이 감염될 경우 차사율이 20%에 이르는 치명적인 균이다.
이번에 감염된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집중치료실로 옮겨졌다. 며칠 후 장염을 일으키고 뇌 손상 증세까지 나타났지만 병원 측은 아이가 약해 그럴 수 있다면 대수롭지 않게 대처했다. 현재 이 아기는 합병증으로 뇌가 손상돼 영구 장애까지 우려되는 상황다. 병원과 보건당국은 증상이 나타난 아기가 한 명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조사 대상이 아니라며 분유 수거나 역학조사 등의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아이 한 명에게 발생한 부분을 역학조사해서 원인분석 해 접근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매체에 말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 2011년 이 균에 감염된 신생아 1명이 숨지자 아기가 먹었던 분유 제품을 즉시 회수하고 보건당국이 박테리아 유입 경로에 대해 조사해 국내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 같은 소식에 공분한 네티즌들은 보건당국의 늑장대응이 메르스 때와 다르지 않다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한 네티즌은 “보건당국은 메르스 때처럼 늑장대응 하지 말고 더 많은 신생아가 희생되기 전에 빨리 조사에 착수해라”고 주장해 큰 공감을 샀다. 다른 네티즌도 “아기가 병원에서 낳자마자 인큐베이터에 넣었는데 감염됐다면 병원과 분유의 문제가 확실한데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밖에도 “메르스 사태 지났지만 보건당국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신생아가 다 죽어야 조사할거냐” “한 명의 희생이라도 적극적으로 알아봐야지, 가습기 살균제 때나 메르스 때 그렇게 당해놓고 여전히 똑같이 안이하게 대처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사카자키균은 국내에서 발생한 것은 지난 1998년 1건이 보고 된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