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심야 협상...새벽 1시 전후 극적 타결” 시한 쫓겨 주고받기식 협상

입력 2015-12-02 02:06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2일 새벽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새해 나라살림 규모와 항목, 쟁점 법안 등과 관련한 합의문 마련에 성공했다.

예산안 법정 심사 기일은 이미 지난달 30일로 끝났지만 여야 모두 예산안을 '지렛대' 삼아 각자가 원하는 법안을 최대한 얻어내려는 연계작전을 펼치면서 이틀간 '법외 심의'를 통한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였다.

새누리당 원유철·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원내지도부는 전날 아침부터 촌각을 다투며 바쁘게 움직였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아침부터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여당 간사인 신성범 의원, 교육부 차관 등과 잇따라 만나 관광진흥법 등 관련 법안과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조 수석부대표는 또 전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직후 여야 원내지도부가 협상 테이블에 올릴 법안을 놓고 소관 상임위원회 간사들과 협상 전략을 짰다.

새정치연합 역시 전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간 최대 쟁점인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여당에 요구할 국고 지원 부담 수준과 협상에서 주고받을 법안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오후 들어서는 상황이 더욱 긴박하게 돌아갔다.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김무성 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긴급 당정 간담회를 열고, 야당과 마지막 협상을 통해 예산안과 쟁점법안에 대한 일괄타결을 시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곧바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 본회의에 대비한 본격적인 대여(對與)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내년도 예산안과 쟁점 법안 등을 연계하려 한다면서 이를 '합의 파기'라고 비판하며 김무성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고, 새누리당은 "예산과 법안을 분리한다고 얘기한 적 없다"고 반박하며 맞서는 등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오후 국회에서 여야 지도부 및 정보위원회 위원들과 만나 테러방지 관련법의 조속한 제정을 당부했고,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도 밤 늦게까지 국회에 머물며 협상 상황을 지켜봤다.



이처럼 여야 지도부는 하루종일 서로에 대한 탐색전을 펼치다 전날 밤이 돼서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협상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여야가 주고받을 쟁점법안과 예산안은 일찌감치 정리를 끝마쳤으나 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처리 시한을 합의문에 명시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 입장이 엇갈린 것이 막판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이날 심야회동 형태는 새누리당 원유철·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김정훈·새정치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이 참석하는 원내지도부 간 협상이었지만, 중간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성태·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 최 부총리 등도 회의장에 들어갔다.

김 대표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늦은 시간까지 국회에서 대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전날 밤 9시부터 4시간 반 넘게 치열한 협상을 이어간 끝에 여야 지도부는 이날 새벽 1시 30분께 브리핑을 통해 합의문을 발표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