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1일 새누리당이 내년도 예산안과 경제활성화법안 등을 연계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당분간 법안과 예산 심사를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긴급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에서 "어제 김무성 대표가 '법안과 예산은 별개이고 그 점에 대해 신의를 가지고 계속 (심사를)진행한다'라고 했다"면서 "이렇게 바로 하루가 지나서 신의를 저버리는 태도에 대해 강력하게 성토하고 김무성 대표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일단 잠정적으로 (법안과) 관련된 협상을 중단하겠다. 법안이나 기타 원내 의사일정에 대한 수석간 협상이나 기타 부분을 잠정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법안과 예산을 연계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FTA에 대해 흔쾌히 진행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지금 단계는 법안과 예산 관련 여야 최종 협상이 원내대표부에 와있는 단계"라며 "법안 따로 예산 따로라는 개념보다는 법안과 예산 협상이 모두 중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충 설명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김무성 대표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양당 원내지도부간 예산과 법안의 최종 타결을 위한 협상을 중단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전날 있었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를 위한 여야 대표 회담을 언급하고서 "분명히 저는 김무성 대표에게 법안과 예산을 연계시키지 않는 정책약속을 원했고 김 대표는 동의했다"며 "이 정치적 약속을 이렇게 헌신짝처럼 저버린 김 대표의 정치적 신의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표는 전날 회담에서 "새누리당은 우리 야당에 큰 빚을 진 것인만큼 앞으로 예산안 심사나 법안 심사 때 그 빚을 꼭 갚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의 예산안-법안처리 연계 방침이 알려진 이날 오후 4시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해 2일 예정된 본회의 대책을 논의했다.
문 대표도 같은 시간 열릴 예정이었던 고위전략회의를 취소하고 의총에 참석했다.
의총에서 의원들은 여당의 연계 방침에 대해 집중 성토하면서 "여당에 이렇게 일방적으로 끌려갈 수 있나", "FTA를 레버리지로 활용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원내 협상전략을 비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의원들이 "차라리 정부 원안대로 예산을 통과시켜라"고 강경 대응을 주문한 반면 "억울한 면이 있지만 어떻게든 협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는 소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가 중점법안을 관철하기 위해 여당이 요구하는 관광진흥법을 통과시키려고 한다는 소식에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도종환 의원은 의총장을 나가면서 기자들에게 "법안소위 위원들은 그럴 생각이 없는데 원내에서 왜 자꾸 바꿔먹으려 그러느냐"라고 불평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野 “법안·예산심사 중단…與 ‘연계않는다’는 약속위배”
입력 2015-12-01 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