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내년에 논문 쓰지 않고 창업만으로 졸업 가능한 'K-스쿨' 도입

입력 2015-12-01 17:21
정부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 등 국내 4개 과학특성화대학을 ‘창업인재 양성’의 전진기지로 육성한다. 카이스트는 내년부터 창업 맞춤형의 학·석사 통합 과정인 ‘K-스쿨’을 도입한다. 논문을 쓰지 않아도 창업만으로 졸업할 수 있게 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카이스트,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1일 서울 그랜드엠버서더호텔에서 ‘혁신 비전 선포식’을 열고 세부 전략을 공개했다. 카이스트는 연구중심 학·석·박사 배출을 위한 기존 단일 학사 운영제도 외에 창업인재를 양성하는 ‘K-스쿨’을 병행 운영한다. K-스쿨은 미국 스탠포드대 공학부에 신설된 창업 맞춤형 특화교육과정 ‘D-스쿨’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스탠포드대 출신이 창업한 기업의 매출액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6.7%(2012년 기준)에 이른다.

카이스트는 내년에 K-스쿨을 시범 운영한 뒤 2017년부터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 진학하면 논문을 안 쓰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관련된 업무 실적만으로 ‘창업석사’(가칭) 학위를 받을 수 있다.

또 카이스트는 내년에 인력과 기술·교육·자금이 한 곳에 모이는 ‘스타트업 빌리지’를 구축해 30명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아이디어에서 창업까지 하나의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현재 1.6%에 불과한 졸업생 창업을 2025년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광주과기원은 한국판 실리콘 밸리를 표방한 ‘GIST 밸리’를 조성키로 했다. 광주·전남 지역의 에너지·자동차·문화기술 기업과 협업해 기업가, 우수 스타트업을 키우는 산학연 협력의 중심지로 키울 계획이다.

대구경북과기원은 학내 개발 특허나 기술을 출자하는 기업 설립을 적극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2020년까지 ‘스타 기술출자 기업’ 20곳을 만들고, 이들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도록 도울 방침이다. 울산과기원은 내년 창업인재 전형을 신설해 20명을 선발하고 창업 교육에서 판로 개척까지 지원키로 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