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지 SB네이션에서 미네소타 트윈스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트윈키타운의 칼럼니스트 제시 런드는 1일 ‘박병호의 기대에 대한 미스터리’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미네소타가 박병호의 포스팅에 1285만 달러(148억8000만원)로 응찰한 사실과 5년간 총액 3250만 달러(약 376억원)에 계약할 것이라는 전망에 의문을 달았다. 박병호가 그동안 쌓은 기록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지만 다소 냉정한 시각을 칼럼에 담았다.
런드는 “기대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구체적으로 말하면 수백만 달러를 받고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할 다른 국적 선수에 대한 기대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간단하다. 선수의 통계나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박병호가 모두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좋은 활약을 선보일 것이라는 예상은 너무 주관적”이라고 전제했다.
런드는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코리안 메이저리거 1호’ 박찬호(42·은퇴)부터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데뷔 시즌을 보낸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까지 16명의 한국 태생 선수들의 fWAR를 비교했다. 런드는 여기에 서울 출생으로 2003년부터 3년간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뛰었던 미국인 토미 펠프스(40), 뉴욕 양키스의 한국계 입양아 롭 레프스나이더(24)를 포함했다.
WAR는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낸 지수다. 1은 선수 한 명이 소속팀에 안길 1승을 의미한다. 지수가 높을수록 해당 선수가 소속팀에 승리를 안길 가능성도 상승하는 셈이다. fWAR는 미국 야구 정보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이 WAR를 다소 변형한 지수다.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의 fWAR는 28.0으로 가장 높았다. 박찬호(21.1), 김병현(36·KIA·11.0) 류현진(28·LA 다저스·7.5)이 뒤를 이었다. 류제국(32·LG·-0.5) 임창용(39·삼성·-0.1) 등 마이너스 기록을 가진 선수도 있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이런 지수마저 존재하지 않아 객관적으로 전력을 분석하기 어렵다는 것이 런드의 주장이다. 런드는 “미네소타 트윈스가 박병호를 영입하기 위해 제안한 포스팅 금액 1285만 달러는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 세 번째로 높은 액수”라며 “박병호가 류현진보다 짧은 기간 안에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의 기회이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박병호는 올해 KBO리그 140경기에서 181안타 53홈런 146타점 10도루 타율 0.343을 기록한 강타자다. 타점과 홈런은 1위, 득점은 2위, 안타는 3위, 타율은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년 연속 50홈런은 KBO리그 사상 처음이다.
미국 언론들은 박병호의 몸값에 대한 관측을 속속 내놓고 있다. 미네소타주 지역신문 미니애폴리스 스타트리뷴은 박병호의 연봉을 500만~1000만 달러(약 58억~116억원)로 내다봤다.
메이저리그의 여러 소문들을 다루는 인터넷매체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5년간 4000만 달러로 예상했다. 예상이 적중하면 박병호는 34세까지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고 매년 연봉으로 800만 달러(약 92억원)씩 받을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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