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서 아랍어 인기 최고” 베트남어 제치고 3년 만에 다시 1위

입력 2015-12-01 13:10 수정 2015-12-01 13:18
사진=EBSi 수능특강 제2외국어 영역 아랍어 1 수험서 캡처
사진=국민일보 DB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 아랍어가 베트남어를 제치고 3년 만에 다시 최고 인기 과목의 자리에 올랐다. 문제가 쉬워 공부를 조금만 해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이같은 쏠림현상을 막기위해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은 제2외국어를 절대평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일 발표한 2016학년도 수능 응시현황에 따르면 제2외국어·한문 영역 전체 응시생 7만100여명 중 52.8%인 3만7500여명이 아랍어 I을 선택해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기초베트남어를 선택한 수험생이 1만3000여명으로 18.4%를 차지했다.

제2외국어 9개 과목 중 아랍어 I은 그동안 가장 인기가 많았던 제2외국어였다. 2004년 6월 수능모의평가 때만 해도 1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해 2009년부터 1위를 차지, 유지해왔다. 그러나 2014년도 수능에 베트남어가 선택과목으로 채택되면서 2위로 밀려났다.

지난해에는 아랍어를 선택한 응시자가 19.5%에 그쳤다. 그러다 지난 6월 모의평가 때부터 다시 인기를 회복했다. 제2외국어·한문 응시자의 23.6%인 7000명에 가까운 수험생이 아랍어를 선택해 5400여명이 응시한 기초베트남어를 제쳤다.

가르치는 학교도 거의 없는 아랍어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것은 문제가 쉽게 출제돼 조금만 공부해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과목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 올해 수능에서 아랍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00점으로 러시아어I(71점)이나 한문 I(69점), 기초 베트남어(68점)보다 30점 가까이 높았다. 하지만 아랍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해서 반드시 시험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김두용 교육부 대입제도과장은 “대학들도 아랍어 등 점수를 받기 쉬운 제2외국어로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을 잘 알고 있어 변환 표준점수 등을 이용한다”면서 “학생들의 기대보다는 실제 전형에서 쓸모가 없다는 게 대학 입학 관계자들의 전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실제 전형에서 영향력이 별로 없음에도 점수 따기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아랍어에 응시자가 몰리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부는 제2외국어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법도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김 과장은 “절대평가로 전환해서 오는 또 다른 한계도 있으므로 고민 중”이라며 “새로운 수능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가장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주제”라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