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익명의 노부부, 구세군 냄비에 50만 달러 쾌척

입력 2015-12-01 11:33 수정 2015-12-01 12:08

미국 미네소타 주 로즈마운트의 구세군 자선냄비에 익명을 요구한 노부부가 50만 달러(약 5억8000만원)를 기부해 연말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현지 신문인 스타트리뷴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로즈마운트의 한 약국 체인점 앞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에 노부부가 50만 달러짜리 수표를 쾌척했다고 30일 보도했다.

현장에 있었던 구세군은 “이 노부부가 ‘수고한다. 구세군의 노고에 감사한다’면서 수표를 넣고 갔다”면서 “나중에 수표 액수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구세군 자선냄비에 50만 달러의 기부금이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종전 최고 기부액은 2만5000달러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구세군 측은 노부부와 연락을 취했지만, 자신의 존재가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밝혔다.

부부는 “젊었을 때 식료품점 앞에 버려진 음식들에 의존할 만큼 어렵게 산 적이 있다. 이제는 먹고 살 만큼 경제상황이 좋아졌고 다른 사람들을 생각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면서 “자신들의 성의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줄리 보겐 구세군 대변인은 “이들은 이전에도 자선냄비에 기부금을 꾸준히 내왔다”면서 “노부부는 아버지들이 모두 세계 1차대전에 참전했으며, 구세군 여성들이 전쟁 중에 미군에게 커피와 도넛을 나눠준 것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왔다고 소개했다.

제프 스트리클러 구세군 사령관은 “해마다 구세군 냄비 기부금이 줄고 있다”면서 “노부부의 기부금은 진정 축복”이라고 말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