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이사와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 대표이사를 2선 후퇴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리더 교체를 통해 조직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신 사장의 퇴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지난해 갤럭시S5에 이어 올해 갤럭시S6도 기대만큼 판매량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삼성을 이끈 지 얼마 되지 않아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해 신 사장을 유임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도 갤럭시S6가 좋은 평가만큼 판매량이 높지 않으면서 교체가 불가피해졌다.
반면 윤 사장의 2선 후퇴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TV는 10년 연속 세계 판매 1위가 유력하고 가전 부문에서도 ‘셰프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이 선전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윤 사장의 후퇴는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아니라 분위기 쇄신 차원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부품 사업으로 분류되는 반도체·부품(DS)와 세트 사업인 CE·IM부문으로 나뉜다. 이번 인사는 세트 사업의 리더를 모두 교체한 것이다.
윤 사장과 신 사장은 기존의 직함은 그대로 유지한다. 윤 사장은 계속 CE부문 대표이사, 신 사장은 IM부문 대표이사다. 단 그동안 겸직했던 생활가전사업부장과 무선사업부장 자리는 내놓는다. 삼성은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은 겸직하고 있던 생활가전 및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후배 경영진에게 물려주고 그간의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 및 신규 먹거리 발굴 등 보다 중요한 일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무선사업부를 이끌게 된 고동진 사장은 기술기획 업무를 시작으로 정보통신부문 유럽연구소장, 무선사업부 상품기획, 기술전략 등 다양한 업무를 해왔다.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녹스, 삼성페이 등 솔루션과 서비스 개발에도 폭넓은 안목을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강점인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노린 배치로 해석된다.
리더 교체로 삼성전자 사업도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전동수 삼성SDS 사장을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위촉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전 사장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솔루션 등에 깊은 이해를 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꼽히는 의료기기사업에 힘을 싣는 배치라는 평가다. 반면 스마트폰 때문에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카메라 사업은 지금보다 축소되거나 아예 철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삼성전자 윤부근, 신종균 2선 후퇴 초강수로 쇄신
입력 2015-12-01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