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용감하게 ‘빠던’을 할 수 있을까.
박병호가 홈런을 치고 방망이를 던지는 습관, 우리 야구팬들 사이에서 ‘빠던’(방망이 던지기의 줄임말)으로 불리는 배트 플립(Bat flip)은 미국 야구팬들에게 작지 않은 관심거리다. 박병호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트 플립에 대한 질문을 받고 웃었다.
미국 미네소타주 지역신문 미니애폴리스 스타트리뷴은 1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세인트폴 국제공항으로 도착한 박병호를 만나 20여분 동안 인터뷰했다. 신문은 여기서 박병호에게 “배트 플립을 할 것이냐”고 물었다.
아직 외국어에 능숙하지 않아 통역을 앞세우고 인터뷰한 박병호는 이런 질문을 받고 크게 웃은 뒤 영어로 “노, 빈볼(No, bean ball)”이라고 짧게 답했다. 투수가 고의적으로 타자의 머리를 향해 공을 던지는 빈볼로 보복을 당할 수 있어 배트 플립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박병호의 배트 플립 장면을 모은 유튜브 영상은 지금 미국 스포츠매체와 미네소타 팬들 사이에서 화제다. 우려보다는 쇼맨십에 대한 기대에 가까운 반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배트 플립에 대한 항의가 거의 없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조롱이나 위협으로 판단한다.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치고 방망이를 아무렇게나 던진 타자는 다음 타석에서 보복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박병호가 홈런을 치고 용감하게 방망이를 던질지에 관심이 모아진 이유다.
미국 방송 CBS 스포츠는 박병호의 배트 플립 발언과 관련한 미니애폴리스 스타트리뷴의 보도 내용을 옮기면서 “홈런 문화가 북미에서 한국으로 넘어갈 때 조금 바뀌었다. 미국의 선수들은 마음에 상처를 입을 수 있어 (배트 플립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도 방망이를 던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미니애폴리스 스타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은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 류현진(28·LA 다저스), 한때 넥센 히어로즈의 동료였던 강정호로부터 많은 조언을 얻었다고 했다. 강정호의 경우 “한 달 정도면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박병호를 응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관련기사 보기]
빵 터진 박병호… “메이저리그에서 빠던 할 거예요?”
입력 2015-12-01 10:25 수정 2015-12-01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