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SBS는 30일 ‘여자친구 4시간 반 폭행하고 맞고소까지 한 예비의사’라는 제목으로 방송에 나오지 않은 대화 녹취록을 상세히 공개했다. SBS는 “취재진 조차 녹취를 한번에 다 듣지 못할 정도로 끔찍한 시간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피해자는 이 사건 이전에도 두차례 폭행을 당한 적이 있었지만 남자친구가 발뺌해 녹음을 했다고 한다.
글로 풀어쓴 녹취록에는 남자친구의 끔찍한 폭행 순간은 물론 그가 여자친구 집안, 부모를 들먹이며 인격 모독하는 말도 담겼다. 네티즌은 “글로만 봐도 소름이 끼친다”며 경악했다.
의대생 남자친구는 여자친구가 전화를 싸가지 없이 받았다며 폭행했다.
조선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는 이날 ‘의대생 폭행 사건’에 대한 성명문을 발표해 언론에 보도된 학교가 조선대임을 밝혔다.
다음은 방송에 공개되지 않은 폭행 관련 녹취록 대화
남자친구: (발로 차는 폭행을 상당히 진행한 뒤 ‘탁!’ 소리 들린 후) 일어나.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여자친구: (신음소리)아~
남자친구: 아홉!
여자친구: (울먹임)
남자친구: 어이~
여자친구: (고통스러워하듯 신음소리) 아
남자친구: 뭐하냐?
여자친구: 허리 아퍼. (울먹임)
남자친구: 허리 아퍼? 허리가 아파요? 눈물이 나요? 이 XX, XXXX아! 어? (‘퍽!’ 발로차는 소리 연속해서 들린 후)
여자친구: 울먹임
남자친구: 일어나!
여자친구: (울먹이며) 못 일어나겠어.
남자친구: 하나, 둘, 셋
여자친구: (울먹이며) 앉을 수가 없어.
남자친구: 넷, 다섯, 여섯, 일곱
여자친구: (울면서) 허리 아프다고
남자친구: 여덟, 아홉, 열 (‘퍽!’ 발로차는 소리)
여자친구: (비명 지르는 소리) 악! (‘퍽!’ 발로차는 소리)
여자친구: (고통스러운 신음소리) 아아악
남자친구: 못 일어나겠어? 내가 장난 하는거 같냐? 이 XX! XXXX야!! (‘퍽!’ 발로차는 소리)
여자친구: (울먹이며) 오빠 진짜 너무 아프다고.. (울음)
남자친구: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퍽!’ 발로차는 소리)
여자친구: (큰 소리로 비명) 아아악! (뺨 때리는 소리)
남자친구: XX! 장난하냐? 응? 어? 장난하냐?
여자친구: (고통스러운 듯 울먹임) 살려줘 (울음)
남자친구: 일어나!
여자친구: 배 아퍼 (울음)
남자친구: 열 센다. 열까지 센다!
여자친구: (큰 소리로 울음)
남자친구: 하나, 둘, 셋,
여자친구: (울먹이며) 오빠, 일어날게.
남자친구: 넷, 다섯 (여자 일어났지만, ‘퍽!’ 발로차는 소리)
여자친구: (비명)아악! (울음)
남자친구: 일어나기 싫구나? 어?
여자친구: (목을 졸린 듯 비명) 악!
남자친구: 별로 안 맞으니까 여유롭네, 그치?
여자친구: 이러다...(울음)
남자친구: 뭐하냐? 너 나랑 뭐하냐? 오늘 너랑 나랑 끝장 날거야! 내일 없어! 어? 죽자, 그냥! 죽어!
다음은 폭행의 원인에 대해 대화 나누는 부분
남자친구: 왜 재수없게 말해? “나는 잔다.” 이렇게 말했지?
여자친구: 안 그랬어, “잘 자” 라고 그랬어. “나는 잔다.”라고 안 그랬어 (흐느낌)
남자친구: 싸가지 없게 얘기 안했다고?
여자친구: 잠자다가 받아서 그랬어, 오빠가 싸가지 없게 들었을지는 모르지만.
남자친구: 지금껏 천 번 넘게 얘길 했는데 싸가지 없게 들리는 걸 몰랐어? 또 했어? 응? 내가 언제까지 참아줬어야 됐지? (폭행 이어짐)
다음은 집안, 부모를 언급하는 대화
남자친구: 살고싶어? 니 그 허접한 쓰레기같은 인생도 중요해? 아까워? 응? 근데 사람을 니가 뭔데? (‘퍽!’ 발로차는 소리)
남자친구: 니가 뭔데? 대답 안해?
여자친구: (작은 목소리로) 아무것도 아니야.
남자친구: 네가 뭔데? 너만 성깔 있어? 너만 성깔있냐고? 네가 뭔데 이 XXX야? X도 없잖아? 집도 쥐뿔도 없고 쓰레기장 아니야. 근데? 너 뭔데, 이XXXX야!
남자친구: 내가 너네 엄마 욕을 했으면 이 XXXX야 뭐? 했으면? 쓰레기 좀 욕하는데 뭐 XX, 뭐 어쩌라고 XXX야. 니가 왜 그런 거 같냐? 니가 지금 왜 그런 거 같아? 똑같은 거 너도 알잖아? 너네 엄마 너랑 똑같은 거 알잖아. (‘짝!’ 뺨 때리는 소리)
남자친구: 네가 알거 아니야. 뭐? ‘엄마 욕했지?’ (폭행 계속)
남자친구의 살해 위협 발언
남자친구: 지금까지 진짜 수천 번을 죽여버리고 싶은 거를, 이런 XXX 진짜 죽여버리고 싶다 한거를 참고 참고 참느라 진짜.. 하아.. 미쳐버릴거 같았는데! 죽여버릴수 있으니까 진짜 속이 편하다.
의대생 데이트 폭력 사건이 알려진 뒤 인터넷에는 가해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는데 그친 것을 비판하며 이 사건의 재조명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이 시작됐다.
아고라에 올라온 서명 운동에는 30일 오후 5시 30분 현재 1만3000여명이 서명했다.
트위터에는 ‘조선대 폭행남 사건 재조명 촉구 서명’ 계정도 개설됐다.
조선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던 여학생은 지난 3월 자취방에서 같은 의전원에 다니는 남자친구에게 맞아 갈비뼈 2대가 골절되는 등 전치 3주 부상을 당했다.
검찰은 남자친구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1심 법원은 ‘의전원으로 집행유예 이상이 나오면 학교에서 제적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1200만원 벌금형만 내려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