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오른 김용태 의원의 자기고백서 <청춘>…"시절 잘 만난 행운아가 후배 세대에 보내는 응원"

입력 2015-11-30 17:22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쓴 <청춘>이 교보문고가 집계한 11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잔잔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책은 여느 정치인의 자서전이나 회고록과는 사뭇 다르다. 밖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개인적인 치부가 그대로 실려 있다. 김 의원은 책의 부제를 ‘시리고 후지고 곰삭은 얘기, 아팠지만 그리운 청춘 기록’이라고 달았는데, 책장을 넘기다보면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청춘>에는 김 의원이 5수 끝에 대학에 입학한 얘기며 그렇게 들어간 대학을 한 학기 만에 휴학하고 계룡산 암자로 들어간 사연들이 담겨 있다. 1997년 결혼 2년 만에 아내와 돌 지난 아이를 대전 고향집에 보내놓고 혼자 미국 유학길에 오른 일화도 있다. 중학교 못 간 것이 한이 돼 자식농사를 평생 업으로 삼았던 어머니, 광부일이 돈이 된다는 얘길 듣고 무작정 사북탄광으로 달려갔던 아버지, 6·25전쟁 중 총살당한 작은아버지 등 일가의 흑역사를 읽고 있자면 어떻게 이런 시대를 겪어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렇다고 ‘힘든 시절을 견뎠기에 결국 성공했다’거나 ‘옛날엔 더 힘들었으니 불평 말라’는 충고로 읽히진 않는다는 게 <청춘>의 가장 큰 미덕이다. 덤으로 26개 국책연구기관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놓고 치열하게 토론을 벌였던 내용도 압축해 실었다.

김 의원은 <청춘> 이전에도 세 권의 책을 냈다. 초선 국회의원이던 2008년 <생존의 조건>을 시작으로 2011년 <팔도강산 사거리>, 2013년 <팩트>를 출간했다. 첫 책을 제외하면 두 권이 ‘민원의 날’ 행사에 찾아온 주민들의 사연을 엮은 것이다. 김 의원은 2010년 7월부터 한달에 두 번 서울 양천구 지역사무실에서 민원의 날을 진행해왔다. 그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 ‘가만히 앉아 있다 2012년 총선에서 죽나, 민원에 깔려 죽나 매한가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행사가 지난 28일 124회를 맞았다. 김 의원 측은 30일 “총 민원 건수가 6000여건, 연 민원인이 1만2000명을 넘어섰다”며 “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일이 없고 귀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