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개막한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서는 ‘신발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정부가 지난 13일 파리 테러로 130명이 숨진 이후 이달 말까지 시위와 행진을 금지하자 대대적인 행진을 계획이었던 예정이었던 환경운동가들은 대신 레퓌블리크 광장에 신발 수천 켤레를 모아놓았다.
집회 금지에 항의하면서 기후 변화를 막는 길로 나아가는 인류의 발걸음을 상징하기 위한 것이다.
운동화 구두 부츠 등 각양각색의 신발을 광장에 늘어놓은 가운데 이들은 ‘우리는 나아가고 싶다’고 외쳤다. 행사 주최 측은 “신발 무게만 4t이 넘는다”면서 “파리 전역에 모아진 신발은 2만 켤레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신해 신발 한 켤레를 보내왔다”고 밝혔으나 교황이 신던 신발은 아니라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또 이 총회를 주최하는 유엔의 반기문 사무총장도 운동화를 한 켤레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만 출처는 확인되지 않았다.
파리에서는 폭력 시위도 발생했다.
복면 등을 쓴 수백여명의 과격 시위대는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국가비상사태, 경찰국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술병 등을 던져 경찰과 충돌했다.
이들은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파리시민이 광장에 놓아둔 초와 꽃 등을 훼손하고 던져 시민의 비난을 받았다. 인터넷에서도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질서를 교란하는 이들의 행동에 분노한다”면서 “테러범의 총알에 쓰러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초와 꽃이 있던 광장에서 이 일이 벌어져 더욱 유감”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기후회의 파리 광장에 ‘신발 시위’ 등장
입력 2015-11-30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