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앞둔 40대 남성이 자신의 의붓딸을 흉기로 살해한 뒤 집에 불을 지른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딸의 시신엔 흉기에 찔린 상처가 10여 군데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30일 경기 하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인 29일 오후 10시5분에 하남시의 한 상가주택 4층 이모(49)씨의 집에서 불이 나 집기 등을 태우고 20여분 만에 꺼졌다. 이씨는 불이 나자 4층 건물에서 뛰어내렸지만 숨졌다. 화재 현장에는 이씨의 의붓딸인 A양(16)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건물 CCTV에는 불이 나기 직전 이씨가 인화성 물질이 든 용기를 들고 집으로 올라가는 장면이 찍혔고 이 용기가 현장에서 발견된 점 등을 미뤄 방화로 인한 난 불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또 딸 A양의 시신에서 흉기에 의한 상처가 10여 군데나 발견돼 숨진 이씨가 의붓딸을 살해한 뒤 불을 지르고 4층에서 뛰어내렸을 가능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최근 이씨가 부인인 A양의 친모와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단정하긴 어렵다”면서 “외부침입 흔적이 없었던 점 등으로 미뤄 이씨가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A양 시신에서 상흔이 발견됨에 따라 화재 직전 이씨와의 사이에 무언가 사건이 있었을 수 있다고 보고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에 네티즌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관련 소식 아래에는 “딸을 데리고 재혼하기 힘든 세상이다” “한 때나마 아빠라고 불렀을 텐데 어떻게 10여 군데나 찌를 수 있을까?” “딸 가진 부모들 재혼할 때 신중히 생각해라”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앞서 지난 9월에도 제주도에서도 재혼한 남편이 부인과 자식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사건 발생해 충격을 준 바 있다. 당시 이웃들은 이들 부부가 불화로 최근 이혼을 논의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새아빠가 10대 의붓딸 살해·방화” 재혼가정 참사 또 발생
입력 2015-11-30 1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