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투탕카멘의 묘에 숨겨진 ‘비밀의 방’이 존재할 개연성이 높아졌다.
맘두 알다마티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투탕카멘왕의 묘실 뒤에 있는 다른 묘실, 다른 무덤을 발견해야 할 때라고 이제 말할 수 있게 됐다”며 “전문가들은 (묘실의 존재를) 약 90%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비밀의 방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는 것은 기원전 14세기 고대 이집트의 왕비였다고 전해지는 네페르티티 때문이다.
네페르티티는 ‘소년왕’ 투탕카멘의 선왕인 아케나톤의 왕비로, 투탕카멘의 장모라거나 양어머니라는 설이 있다.
빼어난 미모의 그녀는 남편과 함께 유일신 체제를 확립하는 등의 업적을 남겼지만, 무덤이 발견되지 않은 채 흉상만이 전해져 현재 독일 노이에스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지난 8월 미국 애리조나대학의 고고학자 니컬러스 리브스가 투탕카멘의 묘실 뒤에 3300여년간 수수께끼로 남아있던 네페르티티 무덤이 숨겨져 있다고 주장하면서 고고학계의 최대 논쟁거리가 됐다.
이집트 정부의 의뢰로 스페인의 한 업체가 투탕카멘의 묘실을 디지털 스캔한 결과 투탕카멘 묘실 북쪽 벽에 네페르티티의 다른 이름인 ‘스멘크카레’라는 글자가 새겨진 흔적이 발견됐는데 이는 투탕카멘이 나중에 묻히면서 이 글자를 덧칠했기 때문이라는 게 리브스의 주장이다.
이집트 당국은 비밀의 방의 존재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자 레이더 탐사를 이용해 투탕카멘 묘실을 정밀 조사해왔다.
비밀의 방의 존재가 확인된다면 1922년 영국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투탕카멘 묘를 발견한 뒤 93년 만에 고대 이집트의 의문 하나가 풀리는 실마리를 찾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비밀의 방의 존재가 확인돼도 투탕카멘의 묘실을 훼손하지 않고 네페르티티의 무덤인지를 알아내려면 상당한 시일과 전문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투탕카멘 묘실 뒤 '비밀의 방' 존재 확실시… 미녀왕비 무덤 추정
입력 2015-11-29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