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북도 구성군 내비 찍으니, 3시간49분

입력 2015-11-29 14:13
김구현 할아버지가 가상 현실 화면 앞에서 북한 고향집을 바라보고 서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김구현(88) 할아버지가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고향인 북한 평안북도 구성군을 입력하자, ‘거리 300㎞, 소요시간 3시간49분’이라는 알림표시가 떴다.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루트다. 안내시작을 누르자, 자동차는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해 평양 도심을 지나 할아버지의 평안북도 구성군 서산면 염장동 고향 마을 앞에 도착했다.

김 할아버지의 ‘자동차 고향 방문’은 실제로 이뤄진 일은 아니다. 할아버지의 고향과 고향가는 길을 가상 3D 디지털 영상으로 복원한 현대자동차그룹의 프로젝트 ‘고잉 홈(Going Home)’ 캠페인 영상 속에서 이뤄진 일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영상(www.youtube.com/HyundaiLive)이 유튜브에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조회수 1079만건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아이맥스 영화관 화면 같은 형식인 고향방문길 3D 영상을 제작하면서 현대·기아차의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 시뮬레이션 기술, 현대엠엔소프트의 내비게이션 개발 기술, 국토교통부의 공간정보 오픈 플랫폼 지도 서비스인 브이월드(Vworld)를 참고한 3D 복원 기술을 적용했다.

김 할아버지는 임진각에 설치된 가로 28.2m, 세로 6m 규모의 스크린에 생생하게 복원된 북한 풍경과 고향 마을 앞 운천강의 물안개 등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자동차 기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이동 수단을 넘어 삶의 동반자로 인간을 배려하는 기술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