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으로 전 세계 민항기 경로 추적 ‘의문의 실종’ 막는다- ITU

입력 2015-11-29 12:33 수정 2015-11-29 12:34

지난해 3월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 MH370기 실종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인공위성을 이용해 민간 항공기 비행경로를 추적하자는데 국제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ITU는 인공위성 궤도와 무선주파수 스펙트럼 조정 등을 위해 193개 회원국 중 162개국 대표 약 3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달 한 달간 계속된 세계 전파통신회의(WRC)를 마치면서 스위스 제네바 CICG 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ITU는 전 세계 민항기 비행경로 추적을 위한 주파수 대역을 1087.7-1092.3 MHz으로 지정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지상 레이더에 의존하던 현재의 민항기 비행경로 추적 방법이 달라진다.

지상 레이더는 항공기 추적 범위가 넓지 않고 바다 위나 일정 고도 이하로 비행할 때는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취약점이 있다.

ITU는 민항기의 위치신호 발신 장치에서 위성으로 신호가 보내지게 되면 남극이나 북극은 물론 바다 위나 외떨어진 곳 등 어디에서든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수아 랑시 ITU-R(전파통신국) 국장은 “기술적으로 이런 방식을 택하면 전 세계 민항기의 비행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면서 “이 시스템은 오는 2017년까지 완성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미 항공기 대부분이 필요한 장비를 다 갖추고 있어 새로운 규칙을 따르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TU는 또 도로 교통안전을 위해 자동차에서 충돌방지 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79GHz)을 설정하고, 경찰·소방·구급차·재난대응팀 등의 긴급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대역(694-894 MHz)도 지정했다.

아울러 환경보호 등을 위한 지구 탐사 위성이 사용할 주파수 대역(7-8 GHz)을 새로 배분하고, 6GHz 이하 대역에서 추가 주파수 배분에 어려움을 겪는 5세대(G) 이동통신인 ‘IMT-2020’ 서비스를 위해 6GHz 이상 대역 주파수의 활용 방안을 오는 2019년 차기 WRC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