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정부 대기업 봐주기?” 3주 만에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시끌’

입력 2015-11-29 10:24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가 3주 만에 방송이 재개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내막을 고발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143명이 사망했지만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책임자 처벌이나 피해자 배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전해져 시청자들을 공분시켰다.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2주간 결방됐던 것과 연결지은 항의 글이 쏟아졌다. 다수의 시청자들은 “정부가 대기업 봐주기를 하고 있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28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침묵의 살인자-죽음의 연기는 누가 피웠나’편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은 야구프리미어12 등의 이유로 2주 연속 결방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더했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지난 2011년 서울 A병원 중환자실의 산모들이 급성 폐질환으로 사망한 사건을 재조명했다. 이들의 공통적인 사인은 급성 폐질환으로 원인도 치료법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당시 산모들 사이에선 ‘걸리면 죽는다’는 괴담까지 나돌았다고 제작진이 전했다. 아울러 산모들이 의문의 질환으로 사망하기 3년 전 봄 똑같은 증상으로 영유아들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산모와 아이들을 중심으로 매년 봄이면 발생했던 이 괴질의 원인은 가습기 살균제다. 마트에서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이 제품 때문에 무려 14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의 절반 이상인 56%가 영유아인 사상 초유의 참사라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살균제 입자가 나노로 작은 초미세입자들이다 보니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인체에 유입돼 폐에 영향을 미쳤다고 증언했다.

김종엽 건양대학교 외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는 “헐리우드 영화 보면 마약할 때 어디로 하나요. 코로 들이마시죠?”라며 “그만큼 흡입이 쉬워져요. 호흡기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모르는 거죠”라고 말해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또 다른 전문가도 폐질환이 급작스럽게 진행된 것에 대해 “액체 입자가 가습기로 나오면서 공기 중에 확산되고 그게 호흡기를 통해 폐에 들어간다”며 “작은 입자가 폐에 깊숙이 들어가면서 흡입독성의 양상이 상당히 달라진다. 초미세먼지 이하로 거의 나노 입자 크기로 들어가니 그만큼 염증 반응도 쉽게 일으킨다”고 증언했다.

이같은 이유로 1994년부터 시판된 가습기 살균제는 2011년까지 무려 900만명이 사용해 500명 이상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143명이 사망했고 사망자 외에 가습기 살균제로 피해를 봐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다수가 아이들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사건 발생 4년이 지났지만 가습기 살균제 제조 및 판매 업체들의 사과나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사법처리 된 책임자는 없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가장 많은 사상 사고를 낸 회사는 영국에 본사를 둔 ‘옥시 레킷벤키저’라는 기업이다. 방송에서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법정에서 진위여부를 가리겠다”는 입장을 전해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방송 말미에 MC 김상중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면 그것은 국가가 아니다”라고 꼬집으며 프로그램을 마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