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 시위대 IS라더니… 복면, 올겨울 핫패션 조짐

입력 2015-11-28 00:10
사진=온라인 쇼핑몰 캡처
때 아닌 복면 유행의 조짐이 일고 있다. 추운 겨울바람 탓도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복면 시위대는 IS와 같다”는 비유를 하고 나서 그 유행이 더욱 거세질 기세다.

몇몇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최근 겨울철 추위를 예방하기 위한 복면을 판매 리스트 상단에 올리고 있다. 갑자기 불어닥친 칼바람으로부터 복면을 써서 얼굴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자켓이나 바지가 아닌 액세서리류라 할 수 있는 복면이 쇼핑몰의 상단에 다수 등장하자 몇몇 네티즌은 “대통령의 발언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의견을 내놨다. 지난 14일 열린 민중궐기대회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복면 시위대는 IS와 같다”며 엄벌을 촉구하자 복면이 이슈의 중심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의 복면 시위대 IS 발언이 있던 24일, 복면을 언급한 SNS의 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그 전날 트위터 상에서 1만회 미만으로 언급되던 복면이 이날 2만5000회 정도로 2배 이상 많이 언급된 것이다. 또 주요 언론과 유명인사들이 복면을 언급함으로서 복면으로의 검색어 유입도 상당했다.

관심이 몰리는 곳에 시장경제는 발 빠르게 대응했다. 서울 강남 등에 기반을 둔 온라인 쇼핑몰은 최근 관심이 집중된 복면을 메인페이지 상단에 올렸다. 한 업체는 머리카락과 이어폰을 위한 구멍이 난 검은 복면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며 이 상품을 온라인 배너를 통해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시장경제보다도 정치권과 법조계가 더 빠르게 움직였다. 새누리당은 25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며 복면착용 등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발의했다. 또 정치권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진 않았지만, 일부 여론은 “시위진압 경찰도 사복을 금지하고 명찰이 달린 옷을 입어 공공 서비스의 책임감과 투명성을 높이자”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용빈)는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강모(47)씨에게 1심의 집행유예를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건전한 시위 문화 정착을 위해서라도 엄하게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복면 유행의 바람은 날씨의 영향을 받으며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주 들어 급격히 발달한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으로 칼바람을 동반한 강추위까지 더해지자 복면은 올 겨울 유행 아이템으로 부상할 최적의 조건을 갖추게 됐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