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유일 野 단체장 김맹곤 김해시장 낙마에 '술렁'

입력 2015-11-27 15:20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맹곤(70) 경남 김해시장이 27일 대법원으로부터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시장직을 잃자 지역이 술렁이고 있다.

영남지역 유일 야당 단체장인 재선의 김 시장 낙마가 현실화되자 지역사회는 물론 정치권에도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은 이날 김 시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시장은 지난해 6·4 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거사무소를 찾아온 기자들에게 지지를 당부하며 모두 210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서 당선자 자신이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처리 되는 조항에 따라 김 시장은 이날 시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 시장은 이날 ‘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김해시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한 소임을 완수하지 못하고 시장직을 떠나게 돼 마음 아프다”며 “저에 대한 모든 공과(功過)는 시민 여러분의 판단과 김해시 역사에 맡기려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에 따라 김해시는 재선거를 함께하는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윤성혜 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김 시장의 당선무효 확정 소식이 알려지자 시 공무원들은 “올 것이 왔구나”라면서도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 삼삼오오 모여 향후 파장을 분석하는 등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김해시 한 공무원은 “시 재정 부담에 큰 짐인 부산-김해경전철의 최소운영수입보장(MRG) 해법 찾기 등 현안이 많은데 차질을 빚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 시장의 하차에 지역 정치권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김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김정권 후보를 불과 252표 차이로 눌렀다.

새누리당 쪽에선 김 시장 1심 선고 공판 이후부터 자천타천 시장 후보군이 거론되는 등 시장직 ‘탈환’에 몰두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김 시장 낙마로 영남권의 중요한 정치 교두보가 무너진 점을 아쉬워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시민들도 5개월 후 함께 치를 총선과 시장 재선거 유력 후보군을 점치며 앞으로 지역 내 여야 정치구도 변화 가능성 등을 놓고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김해=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