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침을 사용하지 않는 침술’로 불리는 ‘이모셔널 프리덤 테크닉’(EFT) 프로그램이 분노조절장애 개선은 물론 화병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EFT는 경락체계를 두드려서 생긴 에너지를 말과 생각으로 조절해 부정적 감정을 털어내고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원장 고창남)은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정선용 교수팀이 최근 2편의 EFT 프로그램 관련 논문을 보완대체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에비던스 베이스드 콤플리멘터리 앤드 얼터너티브 메디신’(EBCAM)과 ‘에너지 사이콜로지’(Energy Psychology) 최근호에 각각 발표해 국내외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먼저 김 교수팀은 화병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4주간 EFT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에 대한 내용이다. EFT 프로그램 적용 9주 후에는 화병 점수가 화병진단 최저 기준인 30점 아래로 떨어졌다. 본 연구에서는 15명 화병 환자와 정상인 12명에게 불안치료에 사용되는 점진적 근육이완법(PMR)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경과를 관찰했다. 실험은 강동경희대병원에 4주간 1주일에 1번씩 모여 3~4명의 소그룹 단위로 EFT 또는 PMR 교육을 받고 귀가 후 CD를 이용하여 이를 반복 학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화병으로 인한 정신신체 이상 증상과 불안감 및 분노가 많이 완화됐다. 특히 EFT 실시 그룹에서 PMR 실시 그룹보다 개선율이 높았다. 결국 9주 후에는 화병 점수가 화병을 진단하는 최저 기준인 30점 아래로 떨어졌다.
김 교수팀은 또 불면증을 호소하는 평균 나이 80세의 노인 여성 2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불면-감정자유기법(EFT-I)과 수면위생교육(SHE)을 각각 실시하고, 그 효과를 비교했다.
그룹치료는 주2회, 매회 1시간씩 4주간 진행했다. 그리고 시행 전후의 불면 강도, 우울, 불안, 삶의 만족도를 측정했고, 치료 5주차와 9주차에 다시 측정했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치료 후 불면증은 개선됐으나 EFT 실시 그룹에서 앞서 화병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더 높은 개선율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노인 우울척도와 불안척도, 삶의 만족도 척도에서도 고루 효과가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 뿐만 아니라 치료가 끝나고 추적관찰을 통해 4주 후 EFT 그룹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검사했는데, 이 때 역시 불면증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경락을 자극하면 극단적 불안감과 분노도 완화시킬 수 있다?
입력 2015-11-27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