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이메일 박용성 전 두산회장 약식기소

입력 2015-11-27 12:57
중앙대 교수들의 모임을 변기에 비유하고 “고통스럽게 목을 쳐 주겠다”는 등의 막말 이메일 파문을 일으켰던 박용성(75) 전 두산그룹 회장(전 중앙대 이사장)이 결국 약식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박성근)는 지난 24일 박 전 회장을 모욕 혐의로 벌금 15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박 전 회장은 지난 3월 최근 학과제 폐지 등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중앙대 교수들을 언급하며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목을 쳐 주겠다”는 이메일을 발송한 혐의다. 그는 당시 이메일에서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서 모든 걸 처리한다” “그들이 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메일에서는 중앙대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수차례에 걸쳐 ‘Bidet委(비데위)’ ‘조두(鳥頭)’라 공연히 비하해 입길에 올랐다. 막말 이메일이 연초 언론에 공개되며 박 전 회장은 회장직을 비롯, 중앙대 이사장과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등 모든 직책에서 사퇴했다.

비대위는 박 전 이사장을 모욕·협박죄는 물론 사립학교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박 전 이사장은 이후 박범훈(6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직권남용 및 뇌물 사건에 얽혀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앞서 중앙대 본·분교 통폐합, 단일교지 승인 등의 특혜 대가로 박 전 수석에게 1억원 상당 뇌물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