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최병욱 교수팀, 상하지 근육위축 유발 신종 유전질환 세계 첫 발굴

입력 2015-11-27 13:20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최병옥, 삼성융합과학원 이지은, 공주대 생명과학과 정기화 교수(왼쪽부터).

상하지 근육위축 및 양측 안면마비를 유발하는 신종 유전질환을 국내 의료진이 처음으로 발견, 국제 학계의 주목으 받고 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은 신경과 최병옥, 삼성융합의과학원 이지은 교수팀이 공주대학교 생명과학과 정기화 교수팀과 공동으로 청소년기에 상염색체 열성유전의 원위부 근육병증을 일으키는 ADSSL1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굴, 임상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애널스 오브 뉴롤로지’ 11월호에 보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DSSL1는 11번 염색체 장완(長腕·긴 부분)에 있는 유전자다. 돌연변이로 이 유전자에 결함이 생긴 것을 자녀가 물려받으면 출생 시 아무 증상이 없으나 청소년기부터 팔다리 및 양측 안면마비와 함께 혈중 크레아틴키나아제 농도가 상승하면서 근육이 위축돼 점차 독립 보행이 어려워지게 된다.

최 교수팀은 이런 증상을 보이는 한국인 2가족을 대상으로 유전체 연구 방법 중 인간 유전자 전체를 탐색할 수 있는 ‘전체 엑솜 염기서열 분석법’(WES)을 시행,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ADSSL1 유전자는 근육 특이적 아데닐로숙신산 (adenylosuccinic acid) 합성효소를 만드는데, 최 교수팀은 인간 ADSSL1 변이 유전자를 ‘제브라피쉬’(인간과 비슷한 유전체계를 보이는 열대어)에 주입한 뒤, 실제 환자와 유사한 병적 증상을 나타내는 ‘제브라피쉬 모델’을 제작하는데도 성공했다. 또 이 모델에 정상인의 ADSSL1 유전자를 주입해주면 근육이 다시 정상화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최 교수는 “새로이 베일이 벗겨진 유전질환 및 원인 유전자들은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개인 맞춤 유전자요법의 산업화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