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국회담 개최 당일 합의...이례적

입력 2015-11-27 08:43
'8·25 고위당국자접촉'의 핵심 합의사항인 남북 당국회담 개최를 위해 26일 열린 실무접촉은 이례적으로 당일 합의에 이르렀다. 오전 10시 30분(평양시간 오전 10시) 우리측 대표단은 영하의 날씨 속에 실무접촉 장소인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 도착했다.

그러나 실제 회담은 두 시간 20분 뒤에야 시작될 수 있었다. 통일각에서 진행되는 회담 내용을 남측 회담본부와 평양과 주고받기 위한 통신선로를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양측 대표단은 낮 12시 50분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고, 곧 1차 전체회의가 시작됐다. 김 본부장은 시종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했고, 회담 시작과 함께 황 서기국 부장의 얼굴에서도 미소가 사라졌다. 양측은 초반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1차 전체회의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우려를 낳았던 당국회담 수석대표의 격(格)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측이 초반에 '차관급' 회담을 제시했고, 북측 역시 이와 동격인 '부상급'을 제안했던 까닭에 큰 이견이 없었던 반면 당국회담에서 논의될 의제에서는 남북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못했다.

결국, 양측은 두 차례의 전체회의와 5차례의 수석대표 접촉을 거치고서야 합의점을 도출했고, 회담 개시로부터 11시간여 만인 오후 11시 59분께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