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만점 함지훈 패스, ‘빅맨 도움왕’ 기대감 높인다

입력 2015-11-26 12:57
사진=프로농구연맹(KBL) 제공
사진=중계화면 캡처
울산 모비스 포워드 함지훈(31·198㎝)의 어시스트 행보가 심상치 않다. 유재학(52)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함지훈의 포지션 파괴를 선언했다. 함지훈은 유재학 감독의 주문대로 팔방미인 포워드가 됐다. 그의 도움 수치는 이를 입증한다.

함지훈은 26일 현재 2015-2016 KCC 프로농구 어시스트 부문 1위다. 경기당 평균 6.3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도움왕에 오른 토종 빅맨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혀 가능성 없는 얘기가 아니다.

어시스트 부문에는 함지훈에 이어 양동근(5.79개·모비스), 애런 헤인즈(4.14개·오리온), 이재도(4.13개·KT), 양우섭(3.88개·LG)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함지훈은 유일하게 6점대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최근 5년간 도움왕들은 5~6점대 평균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 추세를 반영해보면 함지훈과 양동근이 현재까지 도움왕에 근접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시즌 함지훈의 어시스트는 꾸준하다. 지난 12일 전자랜드전부터 24일 LG전까지 최근 5경기 기록을 살펴보면 경기당 평균 7.2개의 어시스트가 함지훈의 손에서 뿌려졌다. 두 자릿수 어시스트도 두 차례 나왔다.



함지훈의 어시스트는 모비스 공격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24일 LG전에서 함지훈의 패스는 외국인 선수 커스버트 빅터가 손쉽게 득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함지훈은 트로이 길렌워터(LG)와 같은 상대 빅맨들을 하이포스트나 3점 라인까지 끌어낸 뒤 여기저기 패스를 찔러댄다. 함지훈이 하이포스트에 위치할 때는 전준범 등에게 3점슛 기회가 생겼고, 함지훈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빅맨’ 함지훈에게 공이 투입되면 상대 수비수들의 견제가 시작된다. 함지훈은 이를 역이용해 빈 공간을 찾아 동료들에게 패스한다. 여기에 함지훈은 포스트업 공격부터 3점슛까지 다양한 득점루트를 보유해 상대 수비수들이 그냥 놔둘 수도 없는 골칫덩어리다.

함지훈의 어시스트는 단순히 수치만 높은 게 아니다. 영양만점이다. 그의 패스를 받은 동료들은 쉽게 바스켓을 향해 오른다. 함지훈이 도움왕에 오른다면 눈에 보이는 기록뿐 아니라 탁월한 어시스트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함께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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