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장 “YS, 공과 과가 다 있는데 과가 침소봉대됐다”

입력 2015-11-25 19:57

정의화 국회의장은 25일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독일 공식방문 일정을 축소하고 하루 일찍 귀국해 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았다.

15대 총선에서 김 전 대통령의 공천을 받아 정계에 입문한 정 의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차남 현철씨 등 유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그는 "바로 왔어야 하는데 의장으로 독일에 갔는데 (일정을) 하지 않고 오기가 뭐해서 얼른 끝나고 바로 왔다"며 늦게 빈소를 찾은 데 대한 양해를 구했다.

정 의장은 현철씨와 김수한 전 국회의장 등과 대화를 나누며 "외환위기에 대한 모든 책임을 고인에게 다 가하는 측면이 있었다. 젊은 사람들은 오해를 할 수가 있다"며 김 전 대통령의 공(功)보다는 과(過)가 더 부각된 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공과 과가 다 있는데 과를 침소봉대했다"며 "산업화를 받쳐준 게 민주화고, (김 전 대통령이) 안 계셨으면 우리는 유신독재로 다 망치는 거다"고도 했다.

정 의장은 김 전 대통령의 의회주의자임을 상기하며 "고인의 서거가 여야의 정국 경색이 풀리는 계기가 되기는 바란다"고 했다.

현철씨는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에 대해 "최근까지도 의식은 계셨다. 돌아가시기 전주에도 입원했다가 퇴원했는데 목요일에 입원하고서는 3일만에 돌아가셨다"고 전했고, 정 의장은 "입관 직전 사진을 봤는데 편안하시게 가신것 같다"고 위로했다.

정 의장은 현철씨에게 상도동 자택 인근에 짓고 있는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연말에 끝낼수 있냐고 물었고 현철씨는 "생전에 보셨어야 하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답했다.

현철씨는 "본가에서 도서관이 5분거리밖에 안된다"며 "병환중이신데도 오픈만 기다리셨다"고 했다.

현철씨가 "내일 날씨가 추워서 어머니가 걱정이다"고 하자 정 의장은 "여사님은 따뜻하게 차안에 계셔도 괜찮다"고 손명순 여사를 챙기기도 했다.

오후 6시께 빈소를 찾은 정 의장은 50여분간 유족을 위로한 뒤 빈소를 떠났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