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땅콩회항’ 사건 피해자인 승무원 김도희씨의 변호인들이 25일 미국 뉴욕주 퀸스 카운티 법원에서 구두 변론을 펼쳤다.
사건 당시 마카다미아를 서비스했던 승무원 김씨는 지난 3월 9일 “조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욕설을 퍼붓고 폭행해 정신적 충격을 받고 경력과 평판에 피해를 봤다”며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뉴욕 법원에 소송을 냈다. 박창진 사무장도 같은 취지로 지난 7월 뉴욕 법원에 조 전 부사장만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담당 판사가 다르다.
승무원 김씨가 낸 소송을 담당하는 로버트 나먼 판사는 뉴욕 현지 시각으로 24일 오전 11시 조현아·대한항공 측과 김씨 측 변호인 각각 2∼3명을 법정으로 불러 약 40분 동안 비공개로 구두변론을 진행했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은 미국 로펌 ‘메이어브라운’에 김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대응을 의뢰했고 워터게이트 사건 특별검사팀에 속했던 리처드 벤-베니스테 변호사가 사건을 맡아 이날 법정에도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무원 김씨 측은 언제든 출석할 수 있고 한국에서 반드시 재판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미국에서 재판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조 전 부사장이 구치소에 있으면서 브로커를 통해 수감생활 편의를 제공받으려 했다는 언론보도 내용 등을 근거로 한국에서 재판받으면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반면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측은 “사건 당사자와 증인이 모두 한국인이고 수사·조사가 한국에서 이뤄졌고 관련 자료 또한 모두 한국어로 작성됐다”며 ‘불편한 법정의 원칙’에 따라 각하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조현아-승무원 변호인들 미국 판사 앞에서 구두 공방
입력 2015-11-25 1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