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국회의 현안 입법 지연에 대해 "립서비스", "위선"이라며 비판한 데 대해 "립서비스는 대통령이 최고"라고 '반사화법'으로 맞불을 놓았다.
이번 발언이 정부 실정의 책임을 사실상 야당에 전가하는 '적반하장' 식 태도라면서, 밀어붙이기 식 법안처리 대신 여당의 성의있고 전향적인 협상 태도가 우선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국회와 야당 탓하는 일이 너무 잦고 지나치다"면서 "국정을 이끄는 것이 정부 여당인 만큼 대통령이 직접 컨트롤타워가 되고 정부 여당이 더 책임있는 자세로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 정부의 경제정책이 참담하게 실패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비판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지, 국민을 적으로 생각하는 자세로 국정을 이끌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립서비스로 치면 우리나라 정치인 중 박 대통령만큼 립서비스를 잘하는 분이 없다"면서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군 복무기간 단축, 최저임금 현실화 등을 '립서비스' 공약으로 열거하기도 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트위터에서 "립서비스", "위선", "직무유기" 등 박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한 뒤 "박 대통령에게 그대로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국회가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는 것은 야당을 설득하기보다는 다수당인 여당의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태도, 여당을 거수기로 활용하려는 태도 탓"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한 정부 여당의 법안처리 압박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보건복지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 논란과 관련해 학부모들에게 서한을 발송하기로 한 데 대해 성명을 통해 '꼼수정치'라고 유감을 표하는 한편 서한 발송 중단과 예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개최 일정 역시 여야 협상의 진전 없이는 동의해줄 수 없다는 기류가 여전하다.
이날 한때 새누리당 일각에서 본회의가 27일로 연기됐다는 이야기가 나온 데 대해서도 여당의 '언론플레이'라고 반박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26일 본회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으로 사실상 어렵지만 쟁점 법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27일 본회의를 개최할 이유도 없다"면서 "새누리당이 국정운영 실패의 책임을 야당 탓으로 돌리면서 대통령에게 '립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립서비스는 朴대통령이 최고” 野 “국회 탓 너무 잦다”
입력 2015-11-25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