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온평리 주민들 공항건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입력 2015-11-25 16:01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에 포함된 성산읍 온평리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반대 의지를 공식화해 공항 건설에 난항이 예상된다. 온평리는 제주 제2공항 예정지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서귀포시 성산읍 마을이다.

제2공항 반대 온평리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주민의 사전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항예정지를 발표하면서 온평리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한 처사”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공항 건설로 마을의 45%가 수용되고 이로 인해 마을이 두 동강 날 것”이라며 “탐라개국 신화를 간직한 ‘혼인지 마을 온평리'라는 이름이 대한민국에서 지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마을 주민의 농지 대부분이 제2공항 예정지에 편입돼 있기 때문에 농지가 수용된다면 생존권을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대부분이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노인들이라 제주도의 구상대로 공항 주변에 에어시티를 조성, 상업지구를 만든다고 해도 앞으로 먹고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비대위원장인 이승이 온평리장은 “현 공항 건설 계획은 주민 정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이라며 “결국 마을의 문화와 역사는 사라지고 소음만이 만연해 주민이 마을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평리는 지난 16일 마을총회를 열어 참석자 만장일치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비대위는 이장을 포함해 주민 30여명으로 꾸려졌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