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크블 이슈’는 “이걸 혼내? 말아?” 미워할 수 없는 전준범의 3점포입니다.
모비스가 79-78로 LG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울산 동천체육관. 함지훈은 경기 종료 1.4초를 남기고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습니다. 모비스가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던 건 앞선 상황에서 터진 전준범(194㎝)의 3점슛도 한몫을 했는데요.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경기 종료 35.4초 전 74-78로 모비스가 추격 중인 상황이었습니다. 모비스는 역전을 발판을 위한 3점슛을 노렸지만 쉽지 않았죠. 결국 양동근의 패스를 받아 완벽한 슛 기회를 잡은 건 전준범이었는데요.
이게 웬 걸? 전준범은 슛 타이밍에 슛을 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히려 수비수를 붙여놓고 스텝백 이후 3점슛을 던졌는데요. 이 어려운 슛은 예상과는 달리 깔끔하게 림을 갈랐죠. 전준범의 3점슛 한방에 모비스는 77-78 1점 차까지 추격했고 결국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슛을 찬스 때 쐈어야지’라는 뜻을 담은 제스처를 전준범에게 보냈습니다. 지난 시즌 전준범의 엉뚱한 ‘헤인즈 파울 사건’은 유재학 감독을 뿔나게 했었는데요. 당시 헤인즈가 자유투를 놓쳐 모비스는 다행히 승리를 챙겼죠.
전준범은 올시즌 23경기에 출전해 평균 9득점 1.7개의 3점슛으로 알토란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송창용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전준범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는데요. 유재학 감독 입장에선 정말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선수입니다.
슛은 성공시켰지만 전준범은 이번에 유 감독에게 또 꾸중을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신기하게도 전준범은 ‘최악의 상황’들을 극적으로 모면하고 있는데요. 사제지간의 에피소드가 언제까지 계속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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