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YS가 ‘칠푼이’이라고 불러서 그런가...朴대통령 존경심 안보인다”

입력 2015-11-25 08:58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언동에는 YS에 대한 존경이나 공감이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라며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자리에서 YS를 위한 추모묵념 부터 선도했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YS가 아버지의 '적'이었고, 게다가 자신을 대놓고 '칠푼이'라고 불러서 그런 것인가”라며 “'왕국'을 꿈꾸는 지도자에게 '민주공화국'을 지향하는 이는 모두 '역도'일 뿐이리라”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국정교과서를 통하여 아버지를 드높이려 했는데, 아버지에 대한 강력한 반대자 YS가 부각되는 현실도 싫을 것이다”라고도 했다.

조 교수는 “김무성, 서청원 등 새누리당 지도자들은 ‘YS 적자 코스프레’에 바쁘다. 박정희와 목숨을 걸고 싸운 YS를 따라 다니다가 이제 박근혜 품에 안긴 사람들의 처신은 역겹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두환과 노태우를 감옥에 넣은 YS 밑에 있다가 이제 전두환, 노태우의 사람들과 손을 잡은 행태 역시 꼴불견이다”이라며 “YS는 '공'과 '과'가 모두 뚜렷한 ‘모순적·복합적 정치인’이었다. 그 중 ‘과’만을 확대 계승하고 있으면서, ‘YS 적...자’ 타령을 하다니, 가소롭다”라고 전했다.

조 교수는 “새정치연합, 당 60주년 행사를 준비하던 시기 YS를 넣니 마니 하더니 이제 YS 추모 대열 전면에 나섰다. 잘한 일이다”라며 “YS는 DJ와 노무현을 싫어했고 종종 무시하고 모욕했던 것 사실이다. 그러나 DJ와 노무현의 후예라면 YS의 손을 잡아야 한다. 새정치연합, YS의 ‘공’을 확대 계승하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라고 제언했다.

이어 “YS는 정치적 민주주의, 특히 대의민주주의를 중시하고 이를 위해 치열하게 투쟁했지만,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비전이나 식견이 매우 취약했다”라며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가 시대정신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YS는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지양'(Aufhebung)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