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꽃뱀의 전설…결혼 조건으로 183차례 돈뜯어

입력 2015-11-24 17:34
사진=pixabay

한 남성과 결혼식까지 올리고도 미혼 행세를 하며 다른 남성과 가족에게서 3억원에 가까운 돈을 뜯어낸 40대 여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이승원)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여·45)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교제와 혼인을 미끼로 많은 돈을 편취한 것으로 죄질이 나쁘고 피해자들에게 많은 재산상의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주고도 반성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른 남성과 교제하며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A씨는 2007년 6월 중순 B씨를 만나 교제하면서 B씨에게 “가게 선불금을 갚으면 결혼할 수 있다”고 속여 300만원을 받아 챙겼다.

A씨는 이때부터 지난해 5월까지 183차례에 걸쳐 개인 빚과 선불금 변제금, 조카 등록금, 곗돈, 병원비, 폭행사건 합의금 등의 명목으로 B씨에게서 2억2000여만 원을 받아 챙겼다.

A씨는 B씨에게서 돈을 뜯어내는 동안 다른 남성과 동거하다가 결혼했고, 2010년 11월에는 또 다른 남성의 아기를 임신해 이듬해 출산하기도 했다.

A씨는 B씨 어머니에게도 찾아가 “결혼하면 어머님을 모시고 살겠다. 다함께 살 집을 구하는데 1억원이 필요하다”고 속여 6800만원을 송금받아 챙기기도 했다.

A씨는 사기로 받은 돈 중 상당부분을 다른 남성과의 동거비용, 사업자금, 성형비용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