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은 매출 감소에도 순이익은 증가했다. 기름값이 이유였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4년 기준 기업활동조사 결과(잠정)’를 보면 우리나라 기업 1만2401개는 2013년에 비해 매출은 줄었지만 순이익은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국내 기업의 매출액은 직전 해 대비 1.2%(26조원) 감소한 2231조원이었다. 통계청이 기업활동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전체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 감소를 이끈 것은 제조업 부진이었다. 도소매업(7.0%), 기타서비스업(6.1%), 숙박음식업(11.4%)에선 매출액이 늘었지만 매출액 비중이 전체 산업의 절반이 넘는 제조업에서 3.8%(55조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통계청은 유가 하락으로 지난 해 수출을 주도했던 석유 정제, 화학제품, 전자 장비 등의 수출이 부진하면서 수출 증가율도 2.3%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법인세를 차감하기 전 순이익은 늘었다. 2010년 이후 계속 감소 추세였던 순이익은 지난해엔 94조원으로 전년대비 5.9% 올라 증가세로 전환했다. 매출액 하락과 함께 순이익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도 유가 하락이었다.
지난 해 7월 이후 원유가가 떨어지면서 전기·가스나 운수업의 경우 비용이 감소하면서 순이익이 증가했다. 여기에 건설사들이 구조조정을 하고 건설 물량까지 늘어나면서 순이익 상승에 한몫했다. 매출액 1000원당 얻는 순이익도 42.0원으로 2013년보다 2.8원 증가했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은 전체 기업체 53만개 중 1만2401개로 전년(2013년)에 비해 1.4% 증가했다. 상용근로자 50인 이상, 자본금 3억원 이상의 회사법인이 대상이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부동산임대업, 숙박음식업 등은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제조업과 건설·운수업 기업체수는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체수는 5938개로 직전 해 대비 2.5%(153개) 감소했다. 주로 종사자수 기준 미달, 휴·폐업, 도소매업으로의 업종변경이 감소 이유였다. 전체 종사자수는 430만명으로 직전해보다 7만5000명 늘었고 그 중 상용근로자수는 381만3000명으로 2.5% 증가했다.
문권순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면서 매출액 증감률은 계속 하락세였다. 지난 해엔 해외 시장이 좋지 않아 수출이 예전보다 못했고 기름값까지 떨어진 게 그대로 반영됐다”면서 “올해도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기업의 매출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유가에 울고 웃은 대한민국 기업... 매출은 줄었는데 순이익은 늘어
입력 2015-11-24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