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방, 김장 날 휴가 내게!” 장모님 요구에 사위들 불만 폭발

입력 2015-11-24 15:52
사진=MBC 아침드라마 모두 다 김치 화면 캡처

“어머니가 김장하는 날 휴가 내라고 하시네요. 김장하는 날이 두렵습니다”

며느리가 아닌 아닌 사위들의 하소연이다. 이번 주 들어 날씨가 추워진다는 소식에 김장을 서두르는 가정이 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김장 공포증도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온라인 곳곳에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김장이 두렵다거나 김장으로 인해 가족 간에 갈등이 불거졌다는 내용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주부들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남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나 SNS에도 김장하는 날이 두렵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는 육아 문제로 처가살이를 하거나 처가와 가까이 살면서 빚어진 장서갈등이 김장철을 맞아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2일 스포츠를 주제로 한 커뮤니티 MLB PARK에는 “사위가 김장 할 때 안 도와주면 욕먹는 게 당연 한건가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처가에서 김장 담그는 날 일을 돕지 않아 장모님과 처형들한테 욕을 먹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글쓴이는 “처가에서 김장을 가져올 때 돈을 드린다”며 “자신의 매형들은 처가(본인에겐 본가)에서 김장철에 인력으로 동원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해당 게시물은 수 백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돈 주고 사먹는 거나 마찬가진데 노동력까지 제공해야하냐”며 공감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도 장모가 사위에게 김장하는 날 휴가를 내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안 하고 안 먹는 게 좋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다같이 함께 하자는 취지는 좋지만 휴가까지 내라는 건 무리가 있다”는 댓글을 달아 큰 공감을 샀고 다른 네티즌도 “우리 장모님도 주말에 김장을 한다며 심부름이나 하러 오라는데 실상은 장모님은 입으로만 하시고 몸을 써가며 일을 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부들이 주로 활동하는 맘 카페에도 이번 주 들어 김장하기 싫다는 호소 글이나 시댁에 김장을 하러 가냐는 질문이 잇따라 올라왔다. 특히 임신부 카테고리에는 임신 중인데도 김장하러 가야 하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24일 한 임신부는 “36주차인 나에게 김장을 하러 오라는 시어머니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고 다른 네티즌도 “12주차 예비 엄마인데 임신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시부모님이 김장한다며 오라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기상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서울, 경기 및 중부 내륙지방)11월 하순부터 12월 초가 김장하기 좋은 시기다. 또 동?서해안 지방이나 남부지방은 12월 상순부터 중순까지, 남해안 지방은 12월 하순 이후가 김장 적정시기라고 발표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김장을 서두르는 가정이 늘면서 온라인 곳곳에서 김장으로 인해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