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누나의 천국 이야기 예순 다섯 번째 이야기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매회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성동일 이일화 라미란 등 중견배우들이 모두 수려한 연기력을 선보여 더욱 몰입도를 높이고 있는데요. 이 드라마로 당당히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배우 김선영입니다.
김선영은 영화 ‘위험한 상견례’ ‘음치클리닉’ ‘몬스터’ ‘국제시장’ 등에 출연하며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이 영화에 이 배우가, 저 영화에 저 캐릭터를 연기한 게 맞냐 싶을 정도로 역할을 100% 흡수하는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데요.
김선영이 ‘응답하라 1988’에서는 고경표의 엄마 김선영으로 출연해 안방극장을 울리고 있습니다. 남편은 죽고 홀로 두 자식을 키우느라고 힘든 와중에 시어머니의 모진 구박도 이겨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지난 20일 방송에서는 갑작스레 김선영의 친정어머니가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자극했습니다. 친정어머니가 도착한다는 말에 힘들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떨어진 쌀과 연탄을 라미란의 집에 가서 빌려와서 채워두고 화장품까지 빌려오는데요. 하지만 어머니가 간 뒤 진주를 목욕시키던 선영은 욕실에 놓여있던 노란색 봉투를 발견합니다. 그 안에는 어머니가 놓고 간 편지와 돈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편지를 통해 “엄마가 돈이 없어서 많이 못 넣었다. 우리 딸 예쁜 옷 사 입어라. 사랑하는 우리 딸 주눅 들지 말고 살아라. 니 잘못한 거 없다. 몸 조심해라”고 마음을 전했습니다. 마당으로 나온 선영은 빨랫줄에 걸려있는 구멍 난 양말과 헤져 있는 옷을 보고 “저건 또 언제 봤노. 못 산다 진짜”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엄마의 나이가 되어서도 엄마는 여전히 나의 수호신이며 부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픈 이름이다”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와 시청자들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김선영은 지난해 8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주님이 자신에게 배우의 직업을 주신 사명에 대해 담담히 고백한 바 있습니다. 바로 누군가의 아픔을 대변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왜 나를 배우로 세우셨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연기를 한다는 것은 희희낙락하는 게 아니라 아픈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깨달았어요. 그 인물이 돼 누군가의 아픔과 어려움을 느낄 수 있고, 그에 대한 연민과 더불어 응원과 위로까지 해야 하는 게 배우인 것 같아요”라고 했습니다.
또한 그는 “더욱 성숙해져서 세상의 더 많은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배우이고 싶다”며 “그게 제 사명인 것 같아요. 연기를 기술적으로 잘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맡은 역할에 대한 진정성, 그것을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진짜 연민을 갖고 위로하는 그 마음이 인물을 통해서 나왔을 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응답하라 1988’에서 선우와 진주, 두 명의 아이를 혼자 키워야 하는 고달픈 삶을 온몸으로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있는 배우 김선영. 그가 하나님이 주신 배우로서의 사명을 묵상하며 인간의 상처를 보듬고 그 아픔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그녀의 연기가 더 빛나는 것이 아닐까요.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
[교회누나65]‘응답하라1988’ 김선영 “하나님이 주신 배우의 사명, 아픈 사람들의 마음 대변”
입력 2015-11-24 10:26 수정 2015-11-24 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