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전 합참의장 피의자로 소환 "조사 성실히 임할 것"

입력 2015-11-24 10:36
군 서열 1위였던 최윤희(62) 전 합참의장이 전역 48일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4일 최 전 의장을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소환조사했다. 최 전 의장은 오전 9시 51분쯤 굳은 표정으로 서울중앙지검 별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당한 걸음걸이로 포토라인에 섰지만 긴장한 기색은 감추지 못했다. 수행원·변호인 등 5명과 동행했다. 그는 와일드캣 도입비리와 관련해 거물급 무기중개상 함모(59)씨와 유착관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 전 의장은 와일드캣 도입 당시 허위공문서 작성을 지시·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무기중개상과 금품거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같은 답변을 내놨다.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최 전 의장이 대답을 마치지 않고 입구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합참의장을 지낸 인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는 건 합수단 출범 이후 처음이다. 합수단은 앞서 최 전 의장 아들이 함씨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다가 1500만원을 돌려준 정황을 포착했다. 아들은 조사에서 “개인적인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받았을 뿐 부친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합수단은 금품이 건너간 사실을 최 전 의장이 알고 있었는지, 대가성은 없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최 전 의장은 2012년 해군참모총장 재직 당시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을 최종 승인했다. 함씨는 와일드캣 해외 제작사와 우리 군을 중개했다. 해상작전헬기 사업에는 예산 1조원이 투입됐지만 시험평가결과서 조작 등 각종 비리가 드러났다. 합수단은 최 전 의장이 와일드캣 시험평가서 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