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민주당(기독당·대표 박두식 목사)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대방로 주한인도네시아 대사관 앞에서 최근 인도네시아 아체 지방에서 발생한 기독교인 화형 만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추모기도회를 열고 성명을 발표했다.
기독당은 ‘인도네시아 대통령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이런 사건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기독당은 “이슬람 강경단체를 중심으로 교회를 폐쇄하려는 대대적인 캠페인이 벌이지고 있다”며 “이런 캠페인은 불법이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통제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기독당은 주한인도네시아 대사관 리딕 공사와 리자 해라 와르다나 1등 서기관에게 기독교인 보호를 촉구하는 성명을 전달하고 답변을 요청했다. 리딕 공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범인을 체포해 수사 중이며 빠른 시일 내에 답변을 주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슬람 무장 세력은 기독교인 테러를 중단하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기독교인 보호조치를 강구하라’ ‘세계 기독교지도자들은 보호조치를 강구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희생자를 위한 애도의 묵념도 했다.
기독당은 유엔 등 국제기구에 기독교인 보호조치를 강구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서명, 시위 등을 통해 기독교인 보호와 테러 재발방지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이날 모임에서 갈라디아서 6장 6~10절을 본문으로 설교를 한 박두식 대표는 “무고한 기독교인들을 믿는 대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처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죄인을 법정에 세우지 않는다면 기독당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종교탄압과 인권유린 반대운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인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회장 김영한 목사)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 테러와 말리 인질극은 인류문명에 대한 테러”라며 “우리나라도 ‘테러 청정국’이 아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테러방지법이 제정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학회는 특히 “이번 사태를 극단주의자들의 도식인 ‘이슬람 대 기독교’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며 “중세의 이슬람과 십자군의 대결로 끌고 간다면 이는 인류에 대한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한국교회에 대해 “화평하게 하는 자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며 “폭력의 근원은 이기심과 미움과 원한이다. 악으로 악을 대항해서는 악이 정복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기독당, “인도네시아 기독교인 화형 규탄한다”
입력 2015-11-23 1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