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 문화 즐길 줄 아는 ‘진정한 덕국(德國)’ 독일 [20대뉴스]

입력 2015-11-23 15:47 수정 2015-11-23 15:56
“덕국 (德國) [덕꾹] [명사] 예전에, ‘독일’을 이르던 말.”

한국인 교포가 독일의 오타쿠(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 축제를 사람들에게 소개했습니다. 자주 가는 만화가게 사장의 소게로 참여한 행사였는데요. 그 열기가 만만찮습니다.

커뮤니티 루리웹 ID 오노데라씨는 “독일 오타쿠들의 축제”라며 독일에서 열리는 축제의 현장을 전했습니다. 행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5일간 개최됐는데요. 행사장을 가득 메운 건 무수히 많은 일본 만화영화 속 캐릭터들의 상품들이었습니다. 피규어와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베개 코스프레 복장 등이 전시되고 있었죠.

행사장에는 메이드 카페도 있었습니다. 코스프레 복장을 입은 독일 여성들이 일본어로 “어서오세요! 주인님”이라며 음식을 대접했는데요. 음식들은 1유로(1229원)를 넘지 않는 싼 가격이었습니다. 사진 촬영도 2유로(2459원)을 넘지 않았죠. 프리허그를 하자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2유로에 음식 팔던 독일 오타쿠의 정신

일본의 만화영화 ‘하이스쿨DXD’ 작가의 팬 사인회가 행사장에서 열리고 있었는데요. 사인을 하던 작가는 오노데라씨에게 “여기서 일본 사람을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반가워요”라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 인사에 오노데라씨는 굳이 부정을 않았죠. 타국에서 고향 사람을 만나 좋아하는 작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였을 지도 모릅니다.

이 소식이 23일 일본 네티즌들에게 전해지며 다소간의 오해를 일으켰습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왜 해외에서 일본인 행세를 하나요” “반일 조선인이 다른 나라에서 일본의 콘텐츠를 즐기는 행위는 옆집 영세민이 우리 집 TV를 창문을 통해보고 즐기는 꼴” “한국인이 일본 만화를 좋아하는 걸 보고 한국이 반일 감정이 심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루리웹이 일본을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이트죠” 같은 다소 과격한 댓글을 달았는데요.

그럼에도 오타쿠 문화를 즐기는 이들의 마음속엔 평화가 가득할 겁니다. 2유로도 안되는 적은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한 독일인들의 마음이 그 증거입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