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이 정부대전청사 기독선교연합회, 중소기업청 기독선교회 등과 함께 정부대전청사에서 독거노인들을 모시고 음악회를 개최했다.
공연 전에는 아무래도 복지관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외로움을 많이 타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음악회가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고조될수록 점차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특히 월드비전 선명회 합창단의 합창이 시작됐을 때에는 숨소리마저 멈춘 듯 모두들 음악에 빠져들었다. 그들의 눈빛에서 자신의 손자, 손녀들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 같았다. 외로움 속에서 잠시나마 행복을 찾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하고 있자니 어떻게 그런 화음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다음 일정 때문에 이동해야 하는 대전시장님도 재촉하는 비서들에게 조금만 더 있다가 가겠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음악에 빠져든 모습을 보니, 음악은 정말 우리의 영혼에 양식을 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클래식 음악을 처음 듣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클래식이 지루하지 않고 영혼 깊은 곳에 감동을 주는 음악이라는 것을 모두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음악회가 끝나고 월드비전 선명회 합창단 지휘자와 함께 서울로 올라오면서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선명회’라는 이름 때문에 문선명의 통일교라며 음악회에 오지 않겠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혹시 통일교 재단이 운영하는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지휘자는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이 합창단은 6.25 한국전쟁 때 영락교회의 한경직 목사님이 고아들을 모아 만든 합창단이고, 당시 미국에서 한국의 가난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세운 선교 단체가 바로 월드비전이라고 한다.
월드비전(World Vision)이라는 영문을 한자의 뜻으로 맞춰 쓴 한국어 명칭이 바로 선명회(宣明會)다. 하지만 이후 통일교에서 다른 합창단(리틀엔젤스)을 설립하면서 혼동을 일으키게 됐다고 한다.
1999년부터 세계 모든 월드비전 회원국은 자국 명칭 대신 월드비전이라는 영문 명칭으로 통일하기로 합의하면서 한국선명회는 한국월드비전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현재 월드비전은 세계 40여 나라의 가난한 자들을 지원하며 그 금액도 수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전쟁 고아를 위해 창설된 구호 단체가 이제는 세계적인 선교 단체가 되었고, 선명회합창단도 세계적인 합창단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해 주었다.
어떻게 그렇게 좋은 화음을 만들 수 있는지, 어떤 비결이 있느냐고 물었다. 합창단은 중학생까지만 단원이 되며 졸업하면 새로운 학생들을 교육시키게 되는데, 올해엔 처음 몇 달 간 소리가 좋지 않아 합창단원들과 지휘자 모두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단원들과 함께 철야 기도에 들어갔고 또 모든 단원들에게 시편을 필사하게 했다고 한다. 필사가 끝난 후에도 간절히 기도를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소리가 예전 수준을 회복하고 모두들 함께 감격해 울었다고 한다.
또 1년이 지나면 잘 하는 중학교 3학년생들이 빠지고 1학년 신입생들을 가르치며, 세계 각국으로 연주 여행을 다니는 등 항상 긴장 속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단원들 중에는 멀리 지방에서 올라와 연습을 하는데도 학교 성적이 전교 최상위권 안에 드는 학생이 많다고 한다.
단원들의 표정이 참으로 밝다는 생각이 들어 그 이유를 물으니, 합창을 하면 상호 소통과 양보와 화합이 자연스럽게 삶에 녹아들어 밝고 명랑한 사람이 된다고 한다. 나는 큰 교훈을 얻었다는 생각에 크게 칭찬했다.
그들의 고운 화음은 하나님 나라를 확장할 것이며, 그들은 밝은 문화를 이 땅에 전파하는 노래의 천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다. 그리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고 나면 새 힘을 얻고 나아갈 때가 많다.
그때마다 시편을 암송하고 묵상하면 그리스도의 평강을 마음에 주실 때가 많다. 어린 학생이나 나이 든 성인이나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성경 말씀을 의지하고, 기도를 통해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것은 똑같은 이치다.
어렸을 때 이런 경험을 하고 성인이 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 할지라도 과거에 해결해 주셨던 하나님 은혜의 경험으로 세상을 잘 이겨낼 수 있다. 이것이 믿음의 증거다.
이들이 음악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믿음의 증거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든 이 지도자는 교회 목사님의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우리 모든 성도가 전문 목회자는 아니지만, 자신의 현재 삶 속에서도 충분히 목회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서울로 오는 내내 가진 지휘자와의 대화는 유쾌한 배움의 시간이었다. 나도 신앙의 유익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리라 또 다짐을 해 본다. 이것이야말로 하나님 자녀들의 따뜻한 화음이라 믿는다.
한국유나이티드문화재단 이사장·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
[강덕영 장로 칼럼] 따뜻한 화음
입력 2015-11-23 1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