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경찰청장, '농민 부상' 사과 거부

입력 2015-11-23 13:25
강신명 경찰청장이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68)씨에 대한 사과를 사실상 거부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과잉 진압했다는 지적은 수용하지 않았다. 강 청장이 더없이 강경해진 배경에는 청와대의 주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강 청장은 23일 오전 국회 안전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농민 부상은) 사실관계와 법률관계가 불명확하다. 결과가 중한 것만 가지고 잘잘못을 얘기하는 건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살수차를 이용한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농민이 부상당한 데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는 유 의원이 계속 추궁한 뒤에야 “인간적 사과와 법률적 사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인간적인 면에서는 오늘 충분히 그런 불상사에 대해 청장으로서 대단히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쾌유를 빈다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야당은 경찰의 과잉진압 책임을 추궁하며 강 청장을 몰아붙이고 여당은 강 청장에 해명 기회를 주는 상황이 반복됐다. 강 청장은 야당 공세에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