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현대민주주의 역사라고 하면 김영삼 정부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으로 생각된다"며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오늘 우리는 이 땅의 위대한 정치지도자 한 분을 잃었다"며 "역사적으로 재조명받을 것이다. 정치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 담대한 용기를 가르쳐주셨다"고 소회를 밝혔다.
손 전 고문은 진보개혁 성향 교수로 재직하던 1993년 YS의 발탁으로 정치권에 입문했으며, YS 정부에서 여당 대변인,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작년 7월 정계은퇴 후 전남 강진에 칩거중인 그는 YS 서거 소식을 접한 뒤 급거 빈소를 찾았으며, 소회를 밝히는 도중 눈시울이 가볍게 젖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YS가 서거한 이날은 손 전 고문의 68번째 생일이다. 그는 부인 이윤영씨가 조문차 상경하는 도중 자신에게 "당신 생일에 돌아가셨으니, 좋은 곳으로 가셨을테니 당신도 복 많이 받을 거에요"라고 위로했다고 전한 뒤 "이제 기쁜 마음으로 보내드려야 될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투병중) 처음에는 별로 의식이 없을 때 병원에 갔다가 나중에는 알아보시고 손을 잡아주고 인사도 하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은 몰랐다"고 애통해했다.
YS가 통합과 화합을 마지막 메시지로 남겼다는 말에 "통합과 화합은 개혁과 더불어 김 전 대통령이 항상 하신 말씀이고, 그 분이 이루고자 한 이상"이라고 말했고, '현 정치권에도 화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예"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손 전 고문은 정계복귀를 묻는 질문에는 "이 정도로 하시죠"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정치적 행보로 비칠까 조문 후 곧바로 자리를 떴던 이전과 달리 이날은 2시간30분 가량 빈소에 머물렀고, 빈소를 떠나며 "내일 봅시다", "내가 장사(葬事) 보고 가야지"라고 말했다. 한 측근은 26일 오후 국회 영결식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조문객은 손 전 고문의 한나라당 탈당을 의식한 듯 "당연히 와야지", "누가 장관을 시켜줬는데"라고 쏘아붙였지만 또다른 조문객은 "이제 복귀하시죠",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하고 올라오라"고 정계복귀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생일날 YS 떠나보낸 손학규 “역사적 재조명 받을 것”
입력 2015-11-22 23:30